통권 제395호 -봄꽃, 점점 더 빨리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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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91회 작성일 24-03-29 14:19본문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시작되는 요즘. 매화를 시작으로 개나리, 목련, 벚꽃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고 있어요. 봄꽃 소식이 곳곳에서 들리자, 곤충들도 식물의 번식을 돕기 위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식물은 약속이라도 한 듯 특정한 시기에 맞춰 꽃을 피웁니다. 식물은 어떻게 계절을 알아차리는 걸까요? 또 봄과 가을은 기온이 비슷한데, 왜 다른 꽃이 피어나는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빛’과 ‘온도’에 있답니다. 빛과 온도가 식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알아봐요!
꽃이 피는 시기, 빛과 온도가 결정한다!
1920년, 미국 농무부의 과학자들은 돌연변이 담배 식물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이 식물은 특이하게도 여름에 바깥에서 자라면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겨울에 온실에서 자라면 꽃을 피웠답니다. 이 모습을 본 과학자들은 돌연변이 담배가 어떤 조건에서 꽃을 피우는지 조사했어요. 그 결과, 돌연변이 담배는 낮보다 밤이 길 때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즉, 식물이 꽃을 피우려면 빛을 받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거예요.
다음으로 과학자들은 담배가 아닌 다른 식물을 대상으로 빛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했어요. 그 결과, 식물마다 꽃을 피우기 위해 빛을 받아야 하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과학자들은 이에 따라 식물을 크게 장일식물, 단일식물, 중일식물의 세 가지로 나눴답니다.
먼저 ‘장일식물’은 하루 중 12~14시간 이상 빛을 쬐어야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 시금치, 사탕수수, 홍당무 등이 장일식물에 속하죠. 반대로 ‘단일식물’은 하루 중 낮의 길이가 10시간 정도로 짧아질 때 꽃을 피웁니다.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와 도꼬마리, 들깨가 대표적인 단일식물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일식물’은 해바라기나 장미처럼 낮의 길이가 꽃이 피는 데 영향을 주지 않는 식물을 말해요.
그런데 연구를 거듭하던 과학자들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바로 꽃이 피는 시기가 낮이 아니라 밤의 길이로 결정된다는 거예요. 즉, 장일식물은 밤의 길이가 짧아야 꽃을 피우고, 단일식물은 밤의 길이가 길어야 꽃을 피우는 식물이었던 거죠. 실제로 한밤중에 장일식물에 짧게 빛을 비추면, 식물은 밤이 짧아졌다고 생각해 꽃을 피웠어요. 반대로 밤에 단일식물에 빛을 짧게 쬘 경우, 밤이 짧아졌다고 생각한 식물이 꽃을 피우지 않았답니다.
그렇다면 식물은 동물처럼 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빛을 인식하는 걸까요? 바로 식물의 잎에 빛을 감지하는 ‘피토크롬’이라는 물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토크롬이 낮과 밤의 길이 변화를 감지하면, 식물은 계절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플로리겐’이라는 물질을 만들어요. 플로리겐은 식물이 꽃을 피우도록 돕는답니다.
꽃이 피기 위해선 빛뿐만 아니라 온도도 중요합니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꽃가루를 운반해 줄 곤충이 없고, 꽃이 얼어버릴 수 있어 대부분의 식물은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개나리와 벚꽃 같은 식물은 가을에 미리 꽃눈을 만들어 두고, 추운 겨울을 버팁니다. 그리고 따스한 봄이 다가오면 비로소 꽃을 피우죠. 만약 개나리와 벚꽃을 일정한 온도에서 계속 기른다면, 꽃이 피지 않을 거예요.
빛 공해와 기후위기로 계절을 잊어가는 식물
그런데 최근, 빛 공해와 기후위기로 인해 식물이 제때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어요. 가로등 조명 등에 의한 빛 공해는 단일식물, 즉 빛을 쬐는 시간이 짧아야 꽃이 필 수 있는 식물들이 꽃을 피울 수 없게 방해한답니다.
또 기후위기로 지구의 기온이 점점 높아지면서, 꽃이 피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요. 올해 2월에는 평소보다 약 3℃ 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이라고 착각한 식물들이 꽃을 피워내는 모습도 곳곳에서 관찰됐답니다. 보통 4월에 피기 시작하는 벚꽃도 3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가장 유명한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를 비롯한 꽃 축제가 열리는 시기도 약 일주일씩 앞당겨졌지요.
아름다운 봄꽃이 더 일찍 핀다는 소식에 반가울 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봄꽃이 일찍 핀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랍니다. 벌과 나비가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꽃이 피면, 꽃가루가 옮겨지지 못해 식물들이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식량 생산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생태계가 무너지면, 우리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꽃이 제 시기에 필 수 있도록,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해야 할 때입니다.
과학의 향기 3월 25일 남예진 기자 인용
꽃이 피는 시기, 빛과 온도가 결정한다!
1920년, 미국 농무부의 과학자들은 돌연변이 담배 식물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이 식물은 특이하게도 여름에 바깥에서 자라면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겨울에 온실에서 자라면 꽃을 피웠답니다. 이 모습을 본 과학자들은 돌연변이 담배가 어떤 조건에서 꽃을 피우는지 조사했어요. 그 결과, 돌연변이 담배는 낮보다 밤이 길 때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즉, 식물이 꽃을 피우려면 빛을 받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거예요.
다음으로 과학자들은 담배가 아닌 다른 식물을 대상으로 빛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했어요. 그 결과, 식물마다 꽃을 피우기 위해 빛을 받아야 하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과학자들은 이에 따라 식물을 크게 장일식물, 단일식물, 중일식물의 세 가지로 나눴답니다.
먼저 ‘장일식물’은 하루 중 12~14시간 이상 빛을 쬐어야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 시금치, 사탕수수, 홍당무 등이 장일식물에 속하죠. 반대로 ‘단일식물’은 하루 중 낮의 길이가 10시간 정도로 짧아질 때 꽃을 피웁니다.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와 도꼬마리, 들깨가 대표적인 단일식물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일식물’은 해바라기나 장미처럼 낮의 길이가 꽃이 피는 데 영향을 주지 않는 식물을 말해요.
그런데 연구를 거듭하던 과학자들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바로 꽃이 피는 시기가 낮이 아니라 밤의 길이로 결정된다는 거예요. 즉, 장일식물은 밤의 길이가 짧아야 꽃을 피우고, 단일식물은 밤의 길이가 길어야 꽃을 피우는 식물이었던 거죠. 실제로 한밤중에 장일식물에 짧게 빛을 비추면, 식물은 밤이 짧아졌다고 생각해 꽃을 피웠어요. 반대로 밤에 단일식물에 빛을 짧게 쬘 경우, 밤이 짧아졌다고 생각한 식물이 꽃을 피우지 않았답니다.
그렇다면 식물은 동물처럼 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빛을 인식하는 걸까요? 바로 식물의 잎에 빛을 감지하는 ‘피토크롬’이라는 물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토크롬이 낮과 밤의 길이 변화를 감지하면, 식물은 계절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플로리겐’이라는 물질을 만들어요. 플로리겐은 식물이 꽃을 피우도록 돕는답니다.
꽃이 피기 위해선 빛뿐만 아니라 온도도 중요합니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꽃가루를 운반해 줄 곤충이 없고, 꽃이 얼어버릴 수 있어 대부분의 식물은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개나리와 벚꽃 같은 식물은 가을에 미리 꽃눈을 만들어 두고, 추운 겨울을 버팁니다. 그리고 따스한 봄이 다가오면 비로소 꽃을 피우죠. 만약 개나리와 벚꽃을 일정한 온도에서 계속 기른다면, 꽃이 피지 않을 거예요.
빛 공해와 기후위기로 계절을 잊어가는 식물
그런데 최근, 빛 공해와 기후위기로 인해 식물이 제때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어요. 가로등 조명 등에 의한 빛 공해는 단일식물, 즉 빛을 쬐는 시간이 짧아야 꽃이 필 수 있는 식물들이 꽃을 피울 수 없게 방해한답니다.
또 기후위기로 지구의 기온이 점점 높아지면서, 꽃이 피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요. 올해 2월에는 평소보다 약 3℃ 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이라고 착각한 식물들이 꽃을 피워내는 모습도 곳곳에서 관찰됐답니다. 보통 4월에 피기 시작하는 벚꽃도 3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가장 유명한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를 비롯한 꽃 축제가 열리는 시기도 약 일주일씩 앞당겨졌지요.
아름다운 봄꽃이 더 일찍 핀다는 소식에 반가울 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봄꽃이 일찍 핀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랍니다. 벌과 나비가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꽃이 피면, 꽃가루가 옮겨지지 못해 식물들이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식량 생산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생태계가 무너지면, 우리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꽃이 제 시기에 필 수 있도록,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해야 할 때입니다.
과학의 향기 3월 25일 남예진 기자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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