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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제394호 - 영국에서 미국까지 ‘똥’으로 여행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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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5회 작성일 24-02-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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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어요. 자전거나 자동차를 타고 가까운 곳으로 떠날 수도 있지만,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로 가는 독자들도 있겠죠? 그런데 비행기가 지구를 아프게 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비행기는 석유의 불순물을 제거해 만든 ‘등유’를 연료로 사용해요. 그래서 비행기가 세계 곳곳을 누빌 때마다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이산화탄소를 뿜어냅니다. 비행기가 만들어 낸 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만큼, 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비행기 운행 회사들은 비행기의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화석연료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연료를 찾아 나서고 있답니다. 크게 전기차처럼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 비행기’와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아직은 전기 비행기가 화석연료 비행기를 대체하기는 부족하다 보니,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가 좀 더 관심받고 있어요. 심지어 최근에는 ‘똥’으로도 연료가 만들어지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대체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는 무엇이고, 어떻게 똥으로도 만들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란?
앞에서 간단히 설명했지만, 등유는 석유를 정제해 불순물을 제거한 연료랍니다. 반면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는 석유 대신 옥수수나 사탕수수, 폐식용유, 생활 쓰레기 등으로 만들어 낸 항공연료를 말해요. 두 연료의 탄소 배출량은 비슷하지만, 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의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답니다. 실제로 전 세계 항공사 320개를 대표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선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를 사용하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대 6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이렇게 보면 등유보다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의 장점이 큰데, 왜 우리는 아직도 등유를 사용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가 일반 연료보다 최대 8배 비싸거든요. 그리고 기후변화와 전쟁 탓에 유엔(UN)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식량 위기라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식량이 되는 옥수수와 사탕수수 등을 연료로 사용해도 괜찮은지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식량 대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가치가 낮은 연료 재료를 찾아 나서고 있어요. 영국 파이어플라이 그린 퓨얼스라는 회사 역시 그 재료를 모색하던 중, ‘똥’으로 연료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죠.
 
똥으로 어떻게 연료를 만들까?
똥으로 연료를 만든다니, 조금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리죠? 우리가 배설한 똥, 오줌은 하수 처리장에서 모이며, 처리 과정에서 ‘하수 슬러지’가 발생한답니다. 회사의 연구팀은 이 하수 슬러지에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해 숯과 바이오 원유로 변신시켰어요. 이때 만들어진 바이오 원유는 진짜 원유처럼 검은색을 띠고 끈적거리는데요. 석유처럼 정제하면 바이오 등유가 만들어집니다. 바이오 등유는 진짜 등유와 성분이 무척 비슷하지만,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90% 더 적어요. 심지어 같이 생산된 숯은 비료로도 사용할 수 있고, 다른 항공연료보단 저렴한 가격에 제작할 수 있다고 하네요.
 
파이어플라이 그린 퓨얼스에 따르면, 1명당 1년에 바이오연료 4~5L를 만들 수 있는 양의 하수를 배출하는데요. 1만 명이 1년간 배출한 하수를 연료로 바꾸면 영국 런던에서 뉴욕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이 회사는 2030년까지 런던과 뉴욕을 800번 오갈 수 있는 연료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어요. 곧 우리도 지구를 아프게 만드는 화석연료 대신 똥으로 만든 연료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과학의 향기 2024.2.26, 글: 남예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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