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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402호-향토기업이 잘돼야 지역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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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6회 작성일 24-10-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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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 대구대 명예교수·〈전〉총장직무대행)

현재 한국이 직면한 위기 중 하나는 지역소멸과 수도권 집중현상이며, 그 원인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주하기 때문이다. 2017~22년 동안 지역대학 졸업 후 지역에 취업한 비율이 대구는 42.4%, 경북은 28.3%에 불과했다. 결국 문제 해결의 핵심은 지역에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유치·육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기업 유치에 비해 향토기업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책은 너무나도 부족하다.

향토기업은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기업을 뜻한다.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내는 글로벌시대지만 정작 향토기업은 잘 모른다. 그동안 향토기업들은 경제활동으로 지역 고용 창출 및 경제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 기업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며 지역민들의 자랑거리가 돼 왔었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향토기업이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다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운 대기업들이 앞다퉈 지역에 진출하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향토기업의 위기는 곧 지역경제 위기이며, 결국 지역소멸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대표적인 예가 백화점과 소주다. 전국 유일 향토백화점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던 대백이 최근 본점 등 세 곳에 대한 공개 매각에 나서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서울 거대 유통기업들의 지역 진출이 주원인이지만, 규제 탓에 어려움이 가속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2020년 대백프라자 야외주차장 부지를 상업시설로 개발하려 했으나 토지 용도변경이 되지 않아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에게 '참소주'로 사랑받던 금복주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특히, 요즘 애향심에 얽매이지 않는 젊은 층은 굳이 지방 소주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지자체와 지역민들이 힘을 모아 '향토기업 기(氣) 살리기 캠페인'을 벌이자! 지자체는 향토기업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자구노력을 적극 도와야 한다. 지역 언론도 전담 코너를 만들어 향토기업의 성과와 지역 공헌활동을 널리 홍보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향토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애향심에만 매달리지 말고, 끊임없는 혁신과 차별화된 마케팅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민들도 애향심으로 굽은 소나무처럼 지역을 지켜온 향토기업이 잘되도록 명절 때 '대백'에서 선물 사기와 술자리에 '참소주' 주문하는 것과 같은 작은 일부터 당장 실천하자!

서민교 대구대 명예교수·〈전〉총장직무대행

출처:  https://m.yeongnam.com  (영남일보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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