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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제398호-전 세계는 또 다른 팬데믹에 잘 대비하고 있을까? [세계는 지금] 독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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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84회 작성일 24-06-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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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연재/획 김민재리포터(2024.6.18) 인용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올바른 교훈을 얻었을까?
전 세계는 코로나19와 함께 공생하는 조건으로 팬데믹을 대부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올바른 교훈을 얻었을까? 전 세계는 또 다른 팬데믹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을까?

지긋지긋했던 코로나로부터 얻은 한 가지 교훈이 있다면, 추후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들은 팬데믹에 대한 글로벌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국가 간 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현재 세계보건기구 회원국들이 협정 초안을 만들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소 김빠지는 소리일 수 있겠지만, 많은 과학자 및 전문가들은 또 다른 팬데믹이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로 독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수두 바이러스, 홍역 등 다중 내성 박테리아 등이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베를린 막스 델브뤼크 센터의 분자생물학자 와일러는 조류 독감이 팬데믹으로 발생한다면 우리의 삶은 코로나 이상으로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말하는 데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전 세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연결될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해서 전염병이 더 빠르고 쉽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약적인 축산업 및 야생동물 서식지에 사람이 침입하면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 동물과 사람 사이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 이는 현재도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병원
전문가들은 앞으로 또 다른 팬데믹이 닥친다면, 병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갑작스러운 환자 유입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독일 서부 쾰른-메르하임 병원의 중환자 치료 의사인 크리스티안 카라지아니디스는 평상시 병원이 잘 운영되어야만 위기 상황에서도 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현재 우리가 필요로 하는 형태의 병원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약 1,700개의 병원 중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병원은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보고되었다. 독일 당국과 보건부는 이에 병원과 의료 개혁을 선포하며 소수 병원에 가해질 과부하를 더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예비 병상이 없었던 것은 비단 독일만의 사례가 아니다.

반면, 카라지아니디스는 병원과 의료 개혁에 관여하는 정부 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한데, 삽관 시설, 심장 카테터 및 헬리패드와 같은 특수 기능을 갖춘 집중 치료 병상을 갖춘 병원을 최소 10개 이상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는 법이다. 이러한 집중 치료 병상이 갖춰지면 소규모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더 많은 의료진이 필요한 독일
전문가들은 또 다른 문제로 의료 종사자의 고령화를 든다.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에서는 의료 종사자 3명 중 1명이 55세 이상이라고 한다. 또한, 독일의 가장 큰 주에서 의료 종사자를 대표하는 단체에 30세 미만의 의료진이 15%에 불과하다. 이에 의료 보험 회사 DAK는 은퇴하는 이들을 젊은 의료 인력이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카라지아니디스는 코로나가 남긴 긍정적인 점을 들자면 병원들이 서로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라는 법을 배웠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지 마스크와 약품을 비축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물론 병원 차원에서는 비축이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단적인 예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될 무렵 독일 정부는 보호복과 의료용품을 국가적으로 비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급망 문제를 피하기 위해 중앙에서 비축하고 독일산 의약품과 의료 제품으로 재고를 보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유통기한이 지난 마스크는 폐기처분되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 적십자사에서 국가 위기관리와 공중 보건 보호를 담당하는 필립 비제너는 이에 관해서 미래를 내다보지 않고 급하게 세운 이러한 계획은 다른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다음 팬데믹 극복의 시작점: 백신
코로나가 남긴 또 다른 긍정적인 측면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백신 센터를 설치하고 단시간 내에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점이다. 이는 다음의 팬데믹에서도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팬데믹에서는 효과적인 백신의 빠른 개발로 인해 더 심각한 의료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암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았던 mRNA 기술이 백신 연구의 초석이 되었는데, 와일러는 mRNA 기술 개발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던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주장하며, 팬데믹 기간 동안 mRNA 백신은 유연한 도구임이 입증되었다고 설명한다.

물론 mRNA 백신과 기술이 항상 도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주로 어떤 병원체 구조를 표적으로 삼아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을 때만 효과가 있다. 분자생물학자인 와일러는 다음 팬데믹이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할 경우 mRNA 기술이 유용할 수 있지만, 전 세계 인구가 충분히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천연두와 같은 다른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는 덜 유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이번 백신은 빠른 개발로 인해 안정성 문제를 끊임없이 끌고 다녔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이 다음번에도 백신을 접종할지는 역시 여전히 의문인 상황이다.

팬데믹으로 인해서 더 회의적으로 변한 우리 사회
2023년 5월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기 직전까지 독일 인구의 2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의 상당수는 정부 조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에르푸르트 대학교의 심리학자 코넬리아 베취가 2022년 말과 2023년 초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1은 다음 팬데믹이 발생해도 백신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답한 바 있다. 그리고 응답자의 거의 3분의 1은 정부가 팬데믹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큰 불만이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는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수많은 한계점을 쉽게 드러냈다. 저학력자나 저소득층에게는 의료진의 손길이 닿기 어려웠으며, 의료 시스템과 직장 및 학교의 디지털화가 뒤처졌음이 쉽게 드러났다. 또한, 여전히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폐쇄의 영향으로 고통받고 있다. 과학자들 역시 이러한 조치를 평가하기 위한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 역시 매우 부족하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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