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과제

[산학칼럼] 201903월호(통권 335호)
최용호
경북대 명예교수

그렇게 기다리던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이제야 열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5일 ‘2018년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통해 2018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349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에 2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 만이다. 1995년에 1만 달러를 넘어 12년 만에 2만 달러에 진입한 것과 같이, 이번에도 같은 기간이 소요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른바 ‘30-50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1인당 GNI가 3만 달러가 넘으면서 인구 5,000만 명을 초과하는 나라 중 미국·독일·영국·일본·프랑스·이탈리아 등 기존 6개국에 이어 일곱 번째 나라가 된 것이다. 선진국 예비후보 명단에 공식으로 오른 셈이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며, 한국 경제사에 남을 값진 기록이다.

한국전쟁이 휴전된 1953년도의 1인당 소득이 불과 67달러에 지나지 않아 세계에서 제일 못사는 그룹에 속했었다. 그러던 대한민국이 65년 만에 중진국과 선진국의 경계선상에 이르렀으니 대단한 성과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에 도취되거나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가야
할 길이 너무 험난한 가시밭길이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스페인과 그리스처럼 2만 달러 시대에로의 회귀 가능성이 있다. 작년의 3만 달러 달성에는 원화절상이라는 환율효과도 한몫을 했음을 알아야 한다. 생산·투자·소비·수출이 모두 위축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우리 경제가 내리막길을 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본격적인 선진국이 되려면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져야 하는데, 이를 가로막는 제약요인이 너무 많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잠재성장률의 둔화, 갈팡질팡하는 경제정책과 기업가정신의 쇠퇴 등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국경제로서는 미·중 무역전쟁,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세계적인 경기위축 등 대외여건의 악화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4만 달러 시대에로의 조기 진입을 위한
전략의 재점검과 모든 경제주체의 역량결집이 최대의 과제가 된다. 이 일은 정파적 이익이나 정권적 차원을 넘어 추진되어야 한다. 오늘날 선진국 소리를 듣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시장친화적(市場親和的)이고 작은 정부, 친기업적 경제정책, 노·사·정의 합의 도출, 느슨한 규제를 하고 있다. 정부가 새로운 분야의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혁신성장에 열의를 보이면서도 민간부문을 윽박지르는 일은 거의 없다.

이에 비해 선진국 진입에 실패한 나라들의 경우는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정부 만능적 사고와 포퓰리즘에 빠져있고, 후진적 정치체계가 공공부문의 이상비대(異常肥大)화를 조장하고 있다. 내부적 갈등이 분출하고 떼법이 판을 치며, 노동시장은 경직되어 있다. 각종 규제가 민간 활동을 옥죄면서 기업의 해외탈출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 진입을 서둘러야 할 우리로서는 어떤 길을 택해야 할 것인가? 정부는 혁신성장 정책과 노동부문·공공부문의 개혁, 규제 철폐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창의적 민간 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환경과 터전을 굳게 만들어야 될 줄 안다. 세계경제나 국제정치에서 외톨이가 되는 길을 걸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기업들은 진취적인 기상을 가지고, 제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서의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협력과 공생의 정신으로 ‘글로벌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 내면서 세계시장을 힘차게 개척해주길 바란다.

* 이 글은 중소기업중앙회가 발간하는 『중소기업뉴스(주간)』의 2019년 3월 25일자 19면 <경제발언대>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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