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一帶一路)가 중국에게 주는 기회와 국제정치 현상

[산학칼럼] 201809월호(통권 329호)
박병구
경북대학교 CORE사업단 교수

1. 세계체계론과 일대일로

월러스타인(Immanuel Wallerstein)은 세계체계론(World system theory)에서 세계가 무역을 통해 자본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였다고 주장했다. 세계무역 네트워크 형성 과정에서 독점자본주의는 세계 식민경영의 제국주의와 결탁하였다. 아편전쟁 후, 중국은 폐쇄적이고 자급자족의 봉건자연경제에서 개방적인 자본주의 세계경제체제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중국이 자주성을 갖고 주체적으로 자본주의를 수용한 것이 아니라, 영국 등 서구 열강에 의해서 타율적으로 국내 시장을 개방했으며, 그 결과 열강의 반식민지국가로 전락하게 되었다. 1949년에 성립된 신중국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로써 복잡한 국내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1978년 덩샤오핑이 제안한 개방의 중점은 선진국 특히 미국에 대한 개방이었다. 모든 국가는 발전 목표를 설정한다. 특히 전환기의 국가는 선진국의 제도와 정보를 수입하여 비대칭 격차를 가급적 빨리 축소하려고 한다. 개혁개방 후, 중국은 선진 제도와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선행시범지역인 특구를 설치하였다. 개혁개방이 가져온 경제성장과 발전을 통해 2001년 WTO에 가입한 후, 중국 경제는 더 개방적이고 공정한 자유무역질서 속으로 편입되었다.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국은 목소리를 더 강하게 높이고 있다. 현재 중국은 자본주의 세계체계의 종속 변수가 아니라, 독립 변수·규칙 제정자와 질서 수립자로 변신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나온 경제정책이 ‘중국제조 2025’와 ‘일대일로(一帶一路)’사업이다. 2013년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실크로드경제벨트’를 제안한 1개월 뒤,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21세기 해상실크로드’구상을 발표하였다. 2014년 11월 북경에서 개최된 APEC 회의에서 정식으로 일대일로 계획을 제안하였고, 2015년 3월, 이 계획이 정부 문건으로 출간되었다.

현재 중국의 경제모델인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공산당 통치 이데올로기에 서방의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결합한 것이다. 즉 사회주의 공유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결합한 것이다. 중국이 국내적으로는 정부의 개입과 간섭으로 경제를 일정 부분 관리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인데, 왜 국제무역에서는 자유무역을 주장하는가? 일대일로는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는가? 중국의 세계 경영의 큰 틀과 구체적인 동기는 무엇인가?
 
 
 
2. 마셜플랜(Marshall Plan)과 일대일로의 비교
 
일대일로는 미국 등 선진국이 걸어왔던 경제발전의 역사적 교훈에 대한 학습의 연장선이며, 마셜플랜의 자본·제품 수출 경험을 참조하였다. 마셜플랜의 추진 배경과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은 인프라와 공업 시설이 대부분 파괴되어 공업 기초를 다시 건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반면, 미국은 유럽의 전쟁터로부터 먼 거리에 위치하여 전란의 피해를 적게 받았으며, 전시 공업 시설을 민간용으로 대량 전용했기 때문에 과잉 생산이 심각해졌다. 미국은 대량의 자본수출을 통해서 과잉 생산 제품과 설비를 유럽 시장으로 이전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1947년 마셜플랜을 통해 4년 동안 유럽에 13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그 중 34억 달러를 원료와 반제품 수입, 32억 달러는 식량·사료·비료 등 구입, 19억 달러는 기기·차량·중형 설비 등 중공업 제품 도입에 사용하고, 16억 달러는 연료 수입에 지출하였다. 이들 제품들은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수입되었다. 마셜플랜은 미국 자금을 통해 미국 제품을 구매·소비한 것이다. 마셜플랜은 유럽 경제가 조속히 회복하여 정상적인 궤도로 진입하는데 일조하였으며, 미국 국내 생산품과 생산 설비의 출구를 열게 해 주었다. 마셜플랜은 경제적 목적과 배경뿐만 아니라, 서유럽을 자본주의 진영으로 끌어들여 소련과의 접근을 사전 차단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대일로가 경과하는 국가들은 소련식 사회주의 경제발전 모델, 또 일부 국가들은 미국식 시장경제 모델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대다수는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4년 5월 29일,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유라시아경제연맹조약》을 체결하고, 2015년 1월 1일부터 유라시아경제연맹을 정식 가동하기로 합의하였다.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은 2015년 전에 상품·서비스·자본과 노동력의 자유 이동을 실현하고, 1.7억 인구의 통일 시장을 형성하며, 최종 목표는 유럽연합과 유사한 경제연맹을 구축하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실크로드경제벨트 건설과 유라시아경제연맹의 연결에 합의하고, 상호 간의 잠재력과 장점을 활용하여, 에너지·농업·고속철도·항공우주·금융 투자·인프라 건설·극동 개발 등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하였다. 유라시아 지역에는 국가가 많고 자원이 풍부하여 일찍부터 강대국 쟁패의 대상이 되었다. 유라시아 대륙을 기점으로 하는 국제전략 구상은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제기되었다. 실례로, 미국은 신실크로드계획, 일본은 실크로드전략, 러시아는 유라시아동맹전략을 제안하였다. 이 모든 전략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며, 유라시아 대륙 쟁패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실력도 강해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왕성해지고 있다. 일대일로는 국경 없는 개방형 협력 방식이며, 참여 의사가 있는 모든 국가와 협력이 가능하다. 일대일로는 대시장·대기업과 지역경제가 밀접히 결합되어 프로젝트의 대형화·종합화·첨단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가 창출하는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특히 기초시설(인프라) 건설 업종에서 시장의 기회가 열린다. 기초 건설 업종은 일대일로 전략의 우선 영역이고, 일대일로가 통과하는 대다수 국가들의 기초 시설에 대한 수요도 왕성하다. 특히 전력·통신·건축·교통운수·석유화공·철로·고속도로·에너지·항구·정보산업·산업단지 등이 시장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지리적 각도에서 보면, 일대일로는 중국에서 시작하여, 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남아시아·서아시아와 유럽 일부 지역을 포괄한다. 2016년 현재 60여개 국가와 국제조직이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였는데, 이들 국가들의 총인구수는 44억, 경제총량은 21만 억 달러로서 각각 세계경제의 63%와 29%를 점하고 있다. 일대일로가 경과하는 지역의 국가들은 인구가 많고 영토 면적이 광활하며 에너지자원이 풍부하지만, 대다수 국가들은 공업화와 도시화가 초기 진행 중에 있다.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은 부족하고 투자 환경도 열악하다. 또 경제발전 전략과 노선도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자본과 기술이 이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목적은 시장·자원을 확보하고, 생산 원가를 낮추며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다. 첫째, 시장 확보 차원에서 중앙정부는 경기 하락과 수요 부족을 일대일로를 건설을 통해서 살리려는 의도가 있고, 성(省) 정부는 일대일로와 연결할 수 있는 자체 계획을 수립하였다. 중국의 산업은 과잉 생산 후, 전 세계에서 새로운 시장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자회사와 판매 영업망을 국외로 확대하고 있다. 둘째는 자원이다. 과거 중국은 국내 시장 차원에서 자원과 시장을 배치하였으나, 현재는 세계시장의 각도에서 수요·공급원을 재배치하고 있다. 셋째는 원가이다. 중국은 요소 원가가 저렴한 국가에서 가격경쟁력을 다시 구축하고자 한다. 넷째는 효율이다. 후진타오 집권기(2003~2013년) 중국의 산업경제는 대량 생산으로 과잉을 초래하여 생산 효율이 낮았으며, 일부 낙후된 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중국의 산업 시설 이전 대상지로 중앙아시아·아프리카·동남아시아가 부각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에 산업생산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실례로, 중국의 과잉 산업 시설(예: 발전 설비, 시멘트, 전해알루미늄, 유리 등)을 아프리카로 이전하고 있다.

 

3. 일대일로가 중국에게 주는 기회

1) 자유무역구역의 확대

현 단계 중국의 상품 경쟁력·기술력과 국제관계 상황을 보면, 일대일로 사업을 반드시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그래서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으로 자금을 확보하고자 한다. AIIB를 일대일로 추진과 실크로드기금의 자금 공급처로 삼고 있다. 둘째, 중점 공정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며 인프라를 건설한다. 중점 공정에는 철도·고속도로·전력·석유가스관·전신 등이 포함된다. 셋째, 일대일로는 국내적으로는 자유무역 시범단지를 확대하며, 연해·국경 지역과 내륙의 중요 성(省)·시(市)에 자유무역 시범구역을 개방하기로 하였다. 일대일로 정책은 자유무역과 밀접한 정책이며, 수출입 무역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무역 연결망이다. 일대일로는 자유무역을 표방하는 것이지만, 자유무역구역(FTZ: Free Trade Zone)과 두 가지 차원에서 다른 개념이다. 자유무역은 먼저, 양자 간 혹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고, 관세를 폐지하거나 낮추어 무역 자유화와 투자의 편리성 제고를 통해 경제일체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 다음, 자유무역구역(FTZ)은 한 국가 내에서 특정 지역에 대해 관세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며,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자유항구·독일 함부르크 자유항구·미국 뉴욕항구·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모두 자유무역구역에 속한다. 최근 중국이 설립한 상해자유무역시범구역도 자유무역구역에 속한다. 홍콩·마카오는 독자적인 과세·금융·무역·관세 등 각종 제도를 보유한 지역이므로, 상해자유무역구역과 같이 내륙의 특수한 감독을 받는 자유무역구역(FTZ)은 아니다.
 

 2) 산업구조 조정의 기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국은 유효수요 창출을 위한 인프라 건설에 4만 억 위안(6080억 달러)을 투입하여 투자·소비·수출에 전력하였으며, 부동산 경기 진작을 위해서 선주택 구입을 장려하였다. 그러나 후유증이 너무 컸다. 일시적으로 건설 경기가 살아났으나, 통화 팽창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집값과 토지 가격은 폭등했으며 인플레이션이 가중되었다. 2급·3급 도시로 가면 아파트 공실이 심각한 정도이다. 비록 중국이 세계 2위의 GDP 총량을 자랑하지만 여전히 개도국 처지이며, 증가하는 신규 취업자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 속도를 계속 유지해야만 한다. 국제적으로 제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중국은 현재의 생산 기술 수준으로는 경제 발전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수출을 포함하여 중국 경제 전체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리커창 총리의 공급개혁(Supply-side reform)은 무한정의 생산요소 투입을 통한 경제성장이 아니라,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리커창은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공급억제정책을 추진하고 구조 조정을 실행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국내 에너지 과소비 제조업을 도태시키고,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첨단기술 산업으로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가 경과하는 지역에 고속도로·철도·항구와 비행장 등 인프라 건설을 통해서 과잉 생산 설비를 수출하고, 이들 국가들로부터 자원을 도입하려고 한다. 중국은 대외 기초시설 투자를 계기로, 중국 국내 관련 산업의 수출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의 산업 이전 경험을 참조하여 중국이 국제 비교 우위 경쟁력을 상실한 업종을 기타 개발도상국가로 이전하여 산업단지 건설을 촉진하고 있다. 해외에 산업시설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빈 공간을 새로운 공급과 구조 조정을 통해서 메운다. 중국은 자신의 산업생산 능력과 해외시장의 수요를 결합하여 장비 제품 수출, 시공 도급 능력제고, 공장 건립, 현지 생산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협력 모델을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먼저 실행하였다. 과거 중국의 대외 투자는 반원조의 성질을 가져 경제적 효율과 투자금의 회수율도 낮으며, 국가 투자를 위주로 하는 정치적 목적이 강한 특징이 있었다. 반면, 일대일로는 투자를 중점국가에 투입하며 투자 회수율과 경제실익을 강조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국내외 지역에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인데, 해외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건자재·기술 표준 등도 중국의 것을 활용하고, 인민폐를 차관으로 빌려준다. 중국이 기존의 생산품 수출에서 산업 생산과 자본 수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기업의 해외 투자를 장려하고, 각 국가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실례로, 금융 부문에서는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中国投资有限责任公司)가 자회사 해외고권직접투자공사(海外股权直接投资公司)를 설립하였는데, 등록 자본금은 310억 위안(元)이며, 규모면에서 실크로드기금을 능가한다. 중국은 산업 수출을 위해서 해외에 공업단지를 건설하여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이끌고, 대기업+중소기업이 전 방위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가 지나가는 지역에 10대 유형의 산업기지를 건설하고, 산업관리플랫폼을 설립하여 산업기지 집적의 효과를 제고하며, 해외투자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대일로 건설을 위한 4대 플랫폼에는 공공서비스관리플랫폼, 지역시스템관리플랫폼, 산업기지관리플랫폼, 투자기금관리플랫폼 등이 있다. 일대일로가 지나가는 지역과 국가에 설립하는 산업기지에는 보세산업기지, 자유무역산업기지, 항구특구산업기지, 철도중심도시산업기지, 부품장비수출산업기지, 산업수출기지, 자원에너지산업기지, 식량비축산업기지, 여행문화산업기지, 벤처와 혁신산업기지 등이 있다.
 
 일대일로의 투자 중점을 두 가지 측면에서 정리하면, 먼저, 업종 차원에서 상품 수출과 산업 이전이다. 그 다음, 지역 측면에서 연해와 국경 지역에 자유무역시범구역을 설치하여 국외 국가들과 교류를 촉진하고자 한다. 중국 국내 경제는 병목 현상에 처해있기도 하지만, 국내의 장기간 인프라 건설,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 방식을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중국은 현재의 국제무역 지위를 공고하기 위해서 새로운 수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경제 전환의 배경 하에, 중국 수출 상품 역시 국제 경쟁력 여부를 검증받고 있으며,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특히 동유럽·중유럽은 중국과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들 국가들도 모두 경제·산업 구조 전환의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과 동유럽·중유럽 국가들이 광범위한 영역에서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3) 위안화 국제화의 기회

 1990년대 이래, 중국의 막대한 외환 비축은 이용 효율을 저하시키고, 금융 자원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무역 총액은 세계 시장에서 11%를 점하였다. 그러나 수출입 무역결제는 미국 달러 위주이고, 중국의 외환 보유 중, 미국 달러가 70%를 점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과도한 외환보유고는 단순히 미국의 국채를 매입하는데 사용되었고, 중국 자신의 국가 의지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였다. 일단 미 달러화가 평가 절하되면 중국의 경제이익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의 자산 중 80% 이상은 외환인데, 이들 외환 보유고를 어떻게 국내외 투자로 전환할 것인가가 난제이다. 그래서 중국은 점차 전통적인 외환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인프라 투자로 전환하고 있다. 일대일로가 중국 경제에 주는 성장 동력은 중국 자본의 세계화이다. 현재, 중국은 완전한 채권국이고 금융 발언권도 크므로, 일대일로 추진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일대일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융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서 중국은 첫째,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융자, 인민폐 채권 발행을 통해서 자금을 모집하기 위한 AIIB를 설립하였다. 둘째, 실크로드기금을 설립하였다. 실크로드기금은 양자 혹은 다자 금융기구가 아니라 중국의 금융기금이다. 셋째, 실크로드기금 이외에,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PPP모델은 일대일로 사업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국가와 기업이 공동으로 금융 위험도를 낮추는데 목적이 있다. 실크로드금융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구도에 거대한 변화가 발생한 배경 하에 탄생한 것이다. 중국은 무역 통로 개척을 통해서 일대일로 경과 국가들과 경제관계를 공고히 하며, 이런 과정 중에서 인민폐 국제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중국의 자본 수출 가능성에 대한 상관 이론을 보면, 립진스키 정리(Rybczynski theorem)와 레온티예프 역설(Leontief Paradox)이 있다. 헥셔-오린(Heckscher-Ohlin) 이론은 중국과 같은 개도국은 항상 노동력이 풍부하고, 미국은 항상 자본이 풍부하다고 가정하였다. 그러나 노동과 자본의 양은 역전될 수 있다. 이제 중국도 자본이 풍부해졌다. 이것을 대변한 이론이 립진스키 정리(Rybczynski theorem)이다. 헥셔-오린(Heckscher-Ohlin) 이론은 중국 노동자의 숙련도·생산성과 미국 노동자의 숙련도·생산성은 각각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이 취급했다는 점이 최대의 실수였다. 만약 선진국 노동자의 노동 생산성이 후발 개도국 노동자의 노동 생산성보다 월등히 더 높으면 선진국도 노동집약적 산업을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이 레온티예프 역설(Leontief Paradox)이다. 국제무역 경험상 자본집약적 산업 대국인 미국은 자본제만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도하고, 노동제를 수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출도 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4) 에너지자원 확보의 기회

일대일로는 지정학적 함의를 내포하여 에너지자원 확보와 국제 투자 네트워크를 염두 해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무역 상품과 석유를 해운을 통해서 수송하기 때문에, 일대일로는 단기적으로 국내 경제 성장에 유리하고, 중기적으로는 에너지자원 확보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장기적으로는 해외직접투자(ODI)에 포석을 두고 있다. 과거에는 자원과 산업 생산, 자원과 자본 간의 교환을 위한 ODI가 중국과 직접적으로 영토를 접하지 않는 서태평양-인도양-중동·중앙아시아와 러시아·아프리카·미주·극지에 집중되었다. 반면, 중국과 직접 영토를 접하고 있는 14개 인접국에 대한 투자는 소수였다. 중국이 주변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제고하고, 자원 운송의 안정성을 높이며,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서는 인접국가에 대한 통로와 협력 기제가 필요하였다.

석유·천연가스 협력은 일대일로 사업의 중요 내용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자 원유 수입국이다. 2016년 현재 중국의 원유 대외 의존도는 60%에 근접했으며, 천연가스 의존도는 30%이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석유·천연가스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다방면에서 에너지 도입선을 확보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중앙아시아와의 석유·천연가스 4개 노선, 중국-러시아 석유가스관 사업 협력, 중국-파키스탄 에너지 노선, 중국-미얀마 에너지 관선, 해상실크로드이다. 중국 석유천연가스 산업계는 최근 해외기업 인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중해유(中海油: CNOOC)는 캐나다 Nexen을 인수하였고, 중석유(中石油: CNPC)는 카자흐스탄의 유전사업에 지분참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유전개발은 대부분 3대 석유기업(중석화中石化: SINOPEC, 중해유中海油: CNOOC, 중석유中石油: CNPC))이 장악하였다. 중국 기업의 세계화는 대형 국유기업 위주였으나, 최근 민간기업의 세계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 정책 후, 민간 석유·천연가스 기업의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 만약 해외 자원투자가 국유기업 일색이면 상대국이 경계를 할 수 있으나, 민간 기업이 참여하면 투자 효율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 중국 석유·천연가스 기업이 세계시장으로 진출 유형은 중국의 민간기업 스스로 진출하거나,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이 협력해서 진출하는 모델,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진출하는 모델이 있다.

 

4. 일대일로가 직면한 국제정치 현상

개혁개방 후, 자본주의 세계경제체제에 승차한 중국은 노동집약적 산업을 통해 성장과 발전을 이루었다. 미국도 저렴한 중국 제품 수입을 통해서 국내 저소득층의 내수 문제를 해결하였다. ‘중국위협론’이 줄곧 제기되었지만, 미국의 주류 정치계와 경제학자들은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실력·지위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고, 중국의 종합국력은 21세기에도 미국을 초월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였다. 중국 또한 중국의 부상은 현재의 국제질서를 뒤집지 않고, 세계경제체제의 조정과 발전의 일환이라고 변명하였다. ‘중국제조 2025’와 ‘일대일로’사업 역시 기본적으로 중국의 경제주권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중국제조 2025’를 통해 2025년까지 중국의 과학기술과 제조업 생산 능력을 독일·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고, 자국 기업에 대한 막대한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정한 자유무역질서를 추구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이념과 상치되는 현상이 출현하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은 다중 목표를 갖고 있다. 일대일로의 경제 목표는 무역 통로를 열고 산업 생산 과잉을 해소하며, 수출 진흥과 인민폐 국제화를 추진한다. 일대일로는 마셜플랜의 자본 수출이 가져온 생산품 수출 경로를 모방하고,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미·일 연합전선을 타파하며, 중유럽·동유럽 국가들과의 군사 안보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일대일로 배후에는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주도하여 자본 수출을 가속화하려는 야심이 있고,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의 패권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국제정치 현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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