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의 길 : 일국양역(一國兩域) 제도, 일국공동통치 모델의 치명적 유혹

[대덕단상] 201906월호(통권 338호)
박병구
경북대학교 중국문화와 통상 융합전공 교수

베트남은 통일되었고, 유럽의 독일도 통일을 이룩하였다. 한반도와 베트남은 분단 과정에서 공통점이 있고 차이점도 있다.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의 형식으로 양안 통일 방안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의 차이점, 한중관계의 은은원원(恩恩怨怨), 일국양역(一國兩域)제도, 일국공동통치(一國共同統治)모델 등을 살펴보고, 한반도 통일의 길을 모색해 본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첫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한반도와 베트남은 모두 남북으로 분열되었다. 남측은 미국의 지지를 받은 친 서방 자본주의 정권이 수립되었고, 북측은 모두 중국과 국경을 접하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둘째, 각자가 처한 시대 상황과 국제정세가 달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뒤, 미국의 국력이 경제·군사·문화 등 각 방면에서 주도권을 장악하였고, 휴전협정 체결 후 미군은 여전히 한반도에 남아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다. 베트남전쟁(1955~1975)은 20년간 지속되었고, 전쟁 기간 동안 석유위기가 발생하였으며, 미국 금융패권의 상징적 질서인 브레튼우드체제는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정지선언으로 와해되었다. 동시에 일본과 독일이 급부상하였고, 중국은 1971년 10월 25일 유엔으로 복귀하였으며, 소련의 군사력도 크게 신장되었다. 반면 미국의 패권은 서서히 쇠락해졌고, 경제는 달러화 팽창으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였으며, 1972년 2월 21일 닉슨의 중국 방문으로 미중관계가 완화된 가운데 미국은 1973년 1월 27일 파리평화회의 체결 후, 베트남에서 전면 철수하였다. 이로써 북월맹이 무력으로 공산 통일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었다. 1975년 4월 30일 북월맹은 베트남을 무력 통일하였다.

셋째, 한반도와 베트남은 내부 환경이 다르다. 한반도는 해방 후, 남과 북 모두 각자의 새로운 정부를 세웠다. 해방 후,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과 정치체제가 국가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의 개선에 훨씬 더 우수한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한반도 통일 문제에서 북한의 낙후된 경제 수준은 한국경제에 일정 부담이 될 수 있다. 북월맹 정권은 프랑스의 침략 전쟁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하여 외세의 개입을 배격할 수 있었다. 베트남 공산당은 1930년에 성립되었고, 혁명을 전개하여 프랑스·일본 식민통치에서 벗어났다. 월남 민중들은 북월맹에 대해 이 점을 높이 평가하였고, 이것이 바로 북월맹이 월남을 침공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넷째,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은 모두 미국과 소련·중국이 개입하였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은 전쟁의 형식이 다르다. 한국전쟁은 중국과 북한이 소련의 지원 하에 유엔군과 벌인 대규모 국제 전쟁이다. 반면 베트남 전쟁은 미군의 작전이 공습과 반격을 위주로 전개되었고, 대규모의 북진이 없었다. 그리고 중국이 직접 참전하지 않았고, 방공 작전과 물자 지원의 형식으로 월맹을 지원하였다.

 

한중관계의 은은원원(恩恩怨怨)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많은 학자들이 강조하나, 어떻게 균형을 찾을 것인가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한반도와 중국의 관계는 은혜와 원한이 교차하는 은은원원(恩恩怨怨)의 역사다. 한반도는 중국의 문화와 문명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진 반면, 한민족의 정체성과 영토를 보위하기 위해 대륙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정서도 함께 작용하였다. 한국은 남북 분단으로 중국 동북 3성과의 교역, 중앙아시아·극동 연해주·유럽과의 육상 교통로는 막혔으나, 강력한 해양 정책에 의해 무역 대국으로 급성장하였다.

현재 북한과 중국은 서해 지역의 도서에 대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대량의 원조를 받기 위해 중국의 체면을 깎는 행위를 하지는 않겠지만, 한반도가 통일 된 후에는 한반도와 중국 간의 영토 문제가 수면위로 급부상 할 것이다. 중국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다수로 연합하여 중국과 갈등을 벌이는 국면을 원치 않듯이, 한반도가 미국의 힘을 끌어들여 분쟁을 확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한국과 미국은 북핵 문제 등 북한의 도발과 문제가 발생하면,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설득하고 자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대북한 압박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가? 중국은 전통적인 북한의 우호국이며, 북한에 대한 후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기득이익이 많다. 중국은 국가 이익을 크게 핵심이익·중요이익·일반이익·차선이익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 이익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 한반도 통일이 중국 국가이익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에 대해 중국 상층부와 민중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중국은 기득이익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의 통일을 원치 않을 수도 있다. 한반도 통일이 한반도와 중국 동북 3성의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가 중국으로 하여금,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는 이유가 되고 있으나, 통일이 긴장과 갈등으로 연장된다면 통일을 원치 안고, 한반도의 통일이 중국의 국가이익에 도움에 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동북에 주둔하는 주된 이유는 남북 군사 충돌로 인한 연쇄 반응을 차단하고, 전란을 피해 월경하는 대량의 북한 난민들을 막기 위함이다.

 

일국양역(一國兩域) 제도, 일국공동통치(一國共同統治) 모델

대만은 외교권을 제외하고, 경제력·문화 등등 다방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였고, 중국 대륙에 큰 부담이 되질 않는다. 그러나 북한은 군사력을 제외하고 모든 분야에서 낙후되어 있으며, 한국과 국가 대 국가로서의 통일이라는 정치적 부담이 작용한다. 한반도의 남북은 모두 자신만의 이데올로기와 통일모델을 가지고 있다. 북한의 실제 상황을 결합하여, 한국과 북한 간의 협력을 통한 공동의 협치(協治) 모델이 있다. 공동통치 속에는 한국과 북한이 공동의 협치를 구축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의 협치 관계는 하나의 주권국가 속에서, 상대방의 자결권 범위는 어디까지 인가가 가장 큰 주안점이다. 일국공동통치(一國共同統治) 모델은 하나의 주권아래, 두 개의 통치 집단과 지역이 존재하는 일국양역(一國兩域) 제도이고, 한반도에는  하나의 주권만이 존재하며, 남북한 쌍방은 고도의 자치권을 가지고 통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과 북한은 한반도 주권의 지방행정 지역이 되는 것이다. 일국공동통치(一國共同統治) 모델은 『자치법』의 기초 하에 입법·행정·사법의 고도자치를 보장하고, 기존의 통치 집단과 질서의 근간을 최대한 존중한다. 그러나 일국공동통치(一國共同統治) 모델은 고려연방제의 변종이며,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휘말릴 잠재적 위험이 있다. 통일전선전술의 기만성은 1937년 이래 형성된 중국 공산당의 항일통일전선(국공합작)에서 이미 증명이 되었다.

 

한반도 통일의 길

중국은 양안통일에 있어 미국의 변수가 작용될 가능성이 크며, 한반도 통일은 주변 4강의 힘의 역학이 작용한다. 미국·러시아·중국·일본 모두가 한반도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원치 않기 때문에, 한반도 통일은 어려운 과제이나, 남북 쌍방이 외부 세계의 간섭을 지혜롭게 막아야 한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처한 소국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화교배척운동이 두 차례 일어났다. 화교 국가인 싱가포르는 위기의식으로써 지속적으로 개혁을 하고, 균형 외교 전략을 취하며 국민들은 단합하고 있다. 소련은 후르시죠프가 스탈린의 우상화 정책과 전제주의를 비판하면서부터 개혁이 서서히 진행되었다.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간의 역사적 관계를 볼 때, 중국의 개혁개방이 북한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간주되었으나, 북한은 여전히 폐쇄적인 전통형 왕조국가이며 공화국도 아니다. 독재정권은 민중 혁명에 의해서 최후의 비참한 말로를 보기 전까지 스스로 물러나는 법이 없다. 북한 김씨일가(金氏一家)는 개방이 곧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지고, 사회 혼란이 발생하여 정권 자체가 위태해지므로, 폐쇄적인 체제를 고수하며,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긴장을 유발시켜 지배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김씨일가(金氏一家)는 결코 민족주의자가 아니다. 김정은 정권은 국가와 민족의 이익보다 김씨 왕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통일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부친인 김정일과 조부 김일성의 우상화와 독재를 비판하며, 정치개혁과 개방을 하기는 쉽지 않다. 매체의 대중화로 외부 세계로부터 많은 정보가 유입되면, 자신의 처지와 비교를 하고 불평등 의식이 증가하면 욕망도 증가한다. 이 불평등 의식의 증가는 또 다시 경제발전이라는 긍정적 힘을 발휘한다. 이것은 헌팅턴(Samuel P. Huntingtun)의 논리이다. 북한 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문호개방 정책을 실시하고, 인적 교류와 매체를 활용하여 외부 세계의 정보를 북한 지역에 전파시켜야 한다. 아울러 북한에 개혁과 개방의 바람이 불게하기 위해서는 김씨 왕가가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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