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백서 매년 만들자

[대덕단상] 201805월호(통권 325호)
최용호
경북대 명예교수

지난 5월 14일부터 18일까지「제30회 중소기업주간」행사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올해는 “중소기업의 혁신성장, 대한민국을 새롭게 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중소기업인대회를 비롯하여 포럼, 세미나, 토론회, 간담회, 설명회, 상담회, 워크숍 등에서 130여개의 크고 작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1989년에 이 주간행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가장 다양하고, 최대 규모의 행사였던 것 같다.

이들 행사 중 필자의 관심을 크게 끈 것은 14일에 열린 『중소기업정책 60년사 발간위원회 출범식』이었다. 본 발간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중소기업학회, 한국정책학회, 중소기업연구원 등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관련 관·학·연을 대표하는 4개 기관에 의해 공동으로 추진된다.「중소기업정책 60년사」에 1960년대 초 계획적 경제개발이 시작된 이래 한국 중소기업의 괄목할만한 발전상과, 이를 뒷받침한 중소기업정책의 변화추이와 전개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중소기업의 지향점과 정책대응 방향도 제시해 줄 것으로 본다.

때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중소기업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지 회갑을 맞아, 정리와 반성 그리고 정책선회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와 동시에 『중소기업백서』를 매년 발간하기를 제안하고 싶다. 중소기업의 발전과 경기 동향 그리고 정책 환경과 정책추진의 내용이 해마다 정리ㆍ평가된다면 중소기업의 경영에는 물론 정책당국자의 업무추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사료(史料)정리도 용이해질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디.

우리나라에서는『중소기업백서 2000』이 대통령직속의 중소기업특별위원회의 주관 하에 출간된 적이 있다. 이때 필자는 발간위원의 한 사람으로 대구에서 정부청사가 있었던 과천을 여러 차례 오갔다. 이 백서 발간 이후 연례백서의 형태로 지속적으로 발간되어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으나, 끝내 단발로 그치고 말았다. 일본, 대만, 미국 등에서는 중소기업백서가 해마다 발간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인, 정책당국자, 중소기업 연구자뿐 만아니라 사학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일본의 큰 서점이나 정부간행물센터에 들러보면 백서의 다종다양함에 놀랄 때가 많다. 경제백서, 재정백서, 노동백서, 환경백서 등 경제관계의 백서 류는 말할 것도 없고, 노인백서, 범죄백서, 건강백서 등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것들이 참으로 많다. 백서란 원래 정부가 정치, 외교, 경제, 따위의 각 분야에 대하여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여 그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만든 보고서를 말한다.

백서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에게 여러 분야에 걸쳐 중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친절하게 전달해주고 있다는 뜻이 된다. 우리 정부도 중요한 고급정보를 독식하지 말고, 쉽게 풀고 정리해서 국민들에게 신속히 전달ㆍ제공하는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백서의 발간이 정부 정책의 자화자찬이나 홍보에 치중되어서는 안 된다. 한 해 동안 중소기업이 헤치며 나아간 생생한 모습과 함께 정부의 정책추진상황, 개선해야 될 점을 객관적으로 정직하게 기술해야함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기록이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데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기록 때문에 적폐청산의 대상이 되고, 낭패를 보는 수가 왕왕 있었기 때문에 이를 기피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나 기록을 정확히 남기고, 꾸준히 성찰하는 나라만이 선진국이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될 줄 안다.

< 이 글은 중소기업 중앙회가 발간하는 『중소기업뉴스』(주간) 2018년 5월 23일자 19면 「경제발언대」란에 실린 것을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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