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I 30년을 되돌아 보다[마지막 편]

[산학칼럼] 202007월호(통권 351호)
최용호
경북대 명예교수ㆍ본원 초대 원장

경상적인 활동은 활발하게 전개

2010년대에는 원장과 이사장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 2010년 2월에 9대 원장으로 취임한 대구대학교 한성덕 교수가 3년을 재임하고, 2013년 3월 이병찬 계명대학교 교수가 11대 원장으로 취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이사장직은 필자가 2008년 5월부터 7년간 맡았다가, 2015년 2월 ㈜NUC 김종부 회장에게 중책을 부탁드렸다. 현재는 김종부 이사장, 이병찬 원장 체제가 안정 기반을 열심히 다지고 있다.

2010년대의 URI 활동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약 20년간 지속되어온 월례 세미나, 산학리뷰의 발간, URI산악회의 정기 산행, 영호남 교류행사는 그대로 이어졌다. 2009년 말에 시작된 ‘지구인(智求人) 독서회’는 10년간 한 달에 두 번씩 실시되어 완전히 뿌리를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2016년 3월에 출발한 ‘URI차이나 포럼’도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세미나  · 산악회 · 독서회(2번) · 차이나 포럼 등 연구원 행사에 다섯 번을 참석하면 한 달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이러한 왕성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내면적 고민은 적지 않았다. 2010년 말에 382명이었던 회원 수가 2019년에 323명으로 크게 줄어든대서 잘 나타난다. 영구회원은 기업 쪽은 1개 업체가 늘었고, 개인은 12명 증가했을 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있던 2010년대 초반은 연구원으로서도 매우 힘든 시기였다. 후반기에는 조사연구 및 컨설팅사업과 산업교육 사업이 대단히 부진하였다.

 

20주년 기념사업의 차질

2009년 말부터 개원 20주년 기념사업이 논의되었고, 2010년에 본격적으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개원 20주년 총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밑에 발전기금 조성위원회, 기념식(세미나) 준비위원회, 20년사 편찬위원회, 사회공헌기업 선정위원회, 2010 상하이(上海) 엑스포 투어위원회 등 5개 분과 위원회를 두고, 그 책임자를 임명하였다. 이를 계기로 연구원의 재정기반도 강화하고, 중흥의 기반을 튼튼하게 하자는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 중  두 가지 사업은 잘 마무리되었다. 즉 중국 상하이 엑스포 투어 계획은 2010년 8월에 2박3일 일정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해 12월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최종태 위원장을 초청하여, “경제 기술사회의 지각변동과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듣는 기념 세미나도 개최하였다. 그러나 나머지 사업들은 지지부진하였다. 역점을 두었던 20년사 발간작업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20 (URI 1990-2010) with URI”라는 8쪽짜리 리플렛 발간으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대구경북 사회공헌기업 대상’ 선정과 수여도 이뤄지지 못했다. 매우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취약한 재정기반의 강화를 위해 추진되었던 발전기금 모금이 여러 해에 걸쳐 전개되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삼익THK(주) 진영환 회장, ㈜NUC 김종부 회장, ㈜푸드웰 성기상 회장과 필자의 출연이 많은 편이었고, 십 수 명의 소액 출연에 그침으로써 실효성이 별로 없었다. 당시 이사장직에 있었던 필자로서는 많은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연구원의 재정이 어려워지자 한성덕 원장은 얼마 되지 않는 활동비의 수령도 거부하고 회원증가운동에 나섰으며, 기금 전용과 사업의 일부 축소도 단행했다. 긴축 기조와 상근 직원 최소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홍성헌 사무처장이 혼자서 고군분투 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은행, 경상북도, 대구경북연구원, 현대화섬(주), 동일문화장학재단, 금융선물경제연구원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으로 2010년대 연구원의 경상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다각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2017년에 호산대학교 곽구영 교수가 임야 28,800평(청도군 이서면 대곡리 산 154)을 기증해주어, 연구원의 장기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을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특기할만한 일이다.

 

경상북도의 녹색성장정책을 뒷받침

먼저 세미나는 10년 동안에 월례 행사로 119회(231차 ~ 349차) 개최되었으며, 특별 세미나를 포함하면 130회에 이른다. 주제는 녹색성장, 4차 산업혁명, 중소기업의 혁신경제에 관한 것이 많았다. 경비 사정을 고려하여 공동주최가 많았으며, 날짜는 매월 셋째 목요일을 원칙으로 하였다.

2010년에서 2013년 사이에는 경북도와 협력하여 녹색성장과 관련된 세미나가 많이 열렸다. 필자가 2008년 12월에 경상북도 녹색성장위원장(민간측)을 맡아서 2017년 말까지 봉사했기 때문에 연구원이 실질적으로  그 사무국 역할을 담당해주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녹색성장과 지역발전’, ‘경북 녹색산업 활성화방안’ 등의 주제로 해마다 두 차례의 대형 특별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와 동시에 이 기간 중 “경북녹색성장포럼”을 대구 · 포항 ·  안동 ·  경주 등 주요 거점도시를 순회하면서 여덟 차례 개최하기도 했다. 경북 녹색성장위원회의 분과위원회별 녹색시책 개발을 적극 뒷받침했으며, 2013년에 “경상북도 제2차 녹색성장 5개년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주하여 계획(안)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경북대학교 엄창옥 교수 등이 중심이 돼, “대경 순환사회포럼”을 창립하여 대구경북연구원과 본원의 지원으로 포럼을 10여 차례 개최하였다. 대구경북연구원과는 2012년에 ‘사회적 기업 포럼’을 공동으로 4회 개최하였고, 2014년과 2015년에 ‘대구경북 중소기업 상생 정책포럼’을 매년 4회씩 공동개최하여 연구원 간의 협력 체제를 공고하게 하였다.

경상북도와는 2015년에 “경북의 미래: 도민의 행복을 위한 미래 농생명(農 生命)융복합벨트”, 2017년에 “제4차 산업혁명과 재활의료산업”이라는 주제의 정책포럼을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산학경영 콘서트’와 ‘기업 창조 혁신포럼’

2010년대에도 DGB금융그룹 · 대구은행의 협력과 지원은 연구원 활동의 큰 버팀목이었다. 2000년대에 공동으로 시작했던 ‘대구CEO 포럼’은 2012년 11월 15차 행사로 막을 내리고, 2013년 5월부터는 ‘산학경영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세미나를 계속하고 있다. 해마다 두 차례씩 열리는 이 콘서트에는 다양한 주제로 각계의 저명인사들이 초청되었다. 예컨대 김상헌 NHN 대표이사,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권용원 한국 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2016년 6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계명대 LINC사업단과 공동 주최한 ‘기업 창조 혁신포럼’은 중소기업 문제를 이해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데 아주 유용한 행사였다. 11차에 걸친 포럼에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산학협동,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신 성장동력,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전략, 빅 데이터와 제조업 혁신, 신성장 서비스 산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광주의 KIURI와 매년 가을에 개최하는 영호남 교류 세미나는 10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지속되었다. 짝수 년도는 대구에서, 홀수 년도는 광주에서 개최되었다. 대구에서의 주제는 ‘88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자’, ‘경영혁신과 CEO리더십’, ’지역산업의 혁신성장‘ 등이었다. 광주에서는 ’즐거운 우리 가락의 이해‘, ’동반성장과 한국경제‘,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 농업‘ 등을 주제로 삼았다.

URI와 KIURI의 협력교류는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대되어 양 지역의 각급 기관간 교류로 확산되었고, 드디어 대구와 광주의 시정부가 중심이 되는 “달빛동맹”으로 승화되었다. 양 지역은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며, 지역발전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뭉쳐서 추진하는 관계가 되었다.
이밖에 2010년 2월 삼정KPMG와 공동으로 주최했던 세미나도 기억에 남는다. ‘Growth Beyond Expectation: 기대를 넘는 대도약’을 주제로 진 념 전 부총리 등 4명이 발표자로 나섰는데, 청중도 많았고 반응도 좋았다. 그리고 2017년부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 소비자 전자제품 박람회,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참관하고 온 경북대학교 이상용 교수를 초청하여 해마다 CES의 기술트렌드와 중소기업의 대응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2010년대에 기업체 탐방을 겸한 산업시찰은 국내 13회, 해외 3회 등 모두 16회였다. 국내에서는 삼익THK, 한국 OSG, 동우씨엠(주), 조양모방(주), SL(주), ㈜세신정밀, ㈜대성하이텍, 삼보모터스(주), ㈜세원물산, ㈜CAP, 신성에스엔터(주), 한국섬유개발원, 한국전력거래소(KPX) 등을 방문해 산업현장을 둘러보고, 세미나를 가졌다. 해외 세미나는 2017년 6월 중국 곡부(曲阜)와 2018년 6월 라오스, 2019년 7월 중국 동북지방에서 가졌다.

 

한 달도 거르지 않은 뉴스레터 발간과 정기 산행

2010년대 10년 동안 “산학리뷰”지는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발간되었으며(통권 225호 ~ 344호), “URI산악회” 역시 120회를 쉬지 않고 산행을 강행하였다(221 ~330차). 대단한 끈기라 하겠다. 뉴스레터는 동일문화장학재단의 후원을 받아 웹진으로 발행되는데, 2012년에는 연말에 “산학리뷰/ 2012 통합호”를 책자로 발간한 바 있다. 최근 들어 기획물이 줄어든 것이 흠이라 하겠다.

URI산악회는 평소에는 팔공산, 와룡산, 앞산, 죽곡산, 삼필봉, 용지봉, 욱수골 등 주로 대구근교 산행을 함께 하였고, 특별산행으로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 숲, 밀양 영남 알프스 얼음골 천황산 그리고 섬 산행으로 통영의 미륵산, 연화도, 비진도를 다녀왔었다. 해외 산행은 네 차례였는데, 2013년에 황산, 2017년에 태산, 2018년 라오스 그리고 2019년에 백두산에 올랐다.

매년 봄에는 광주의 KIURI와 영호남 합동 산행을 반드시 했는데, 10년이니까 10번을 산상에서 만난 것이다. 그 덕분에 지리산, 거제 망산, 경주 남산, 거창의 현성산, 남해의 금산, 창녕의 화왕산, 울릉도와 독도 등 양 지역의 명산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하산하여 막걸리와 홍어회로 함께 흥겹게 즐기는 뒤풀이가 양 지역의 이해와 우의를 다지는데 큰 몫을 했다.

해외 산행과 관련해서는 2011년 7월 ‘몽골 바이칼 7일’ 해외 연수여행을 떠났는데, 몽골 항공사의 사정(오버 부킹?)으로 탑승을 못하고, 일행 26명이 인천공항에서 대구로 돌아온 해프닝이 잊히지 않는다. URI산악회는 연구원의 가장 활기 있는 조직의 하나가 되고 있다. 2016년 ㈜영남SR의 박성철 사장이 회장을 맡고부터 더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뿌리를 깊게 내린 ‘지구인(智求人) 독서토론회’

지구인 독서토론회는 본원의 대외협력센터 김지욱 소장과 경북대학교의 지역경제연구회가 주축이 되어 출발하였다. 2009년 10월 하순에 제1차 독서회를 갖고, 5차를 끝내고 2010년대를 맞는다. 2010년대에는 10년 동안 6차부터 237차 까지 231회의 모임을 가졌다. 독서회는 매달 둘째와 넷째 목요일 아침 7시에 시작해, 발표 · 토론 · 식사까지 합쳐 8시 30분경에 끝을 낸다. 직장인들의 출근시간을 고려해 부득이 타이트하게 운영한다.
발표하는 책은 참으로 다양하다. 인문학에서 사회과학, 과학기술분야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감정 노동’, ‘이성의 한계’, ‘비즈니스 인문학’, ‘군주론’, ‘넛지’, ‘에너지의 과학과 기술’, ‘스티브 쟙스’, ‘마오져둥 평전’, ‘정의란 무엇인가’, ‘100년의 마라톤’ 등 230여종의 각기 다른 책을 접하였다. ‘대학과 현대경영’, ‘김기스칸 vs 징키스칸’, ‘현대생활과 금융’ 등의 책은 저자를 직접 초청하기도 했다. 특히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와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4.0’은 독서회 100회와 200회를 기념하여 기획된 ‘열린 독서회’에서 저자를 초청하여 개최되어 대구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발표자 중에는 경북대 부광식 교수님이 구순을 넘으셨고, 영남대의 강석호 교수님도 팔순을 넘으셨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 더 열심히 읽으시고, 발표준비를 잘 해주신다. 후학들에게 큰 귀감인 된다. 물론 40대의 젊은 기업인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독서회 현 회장인 조병철 박사 발표 횟수가 제일 많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새벽 7시에 모이는 독서회 회원들이 바로 대구 사회의 정신적 리더들이란 생각을 해본다.

독서회는 2012년까지는 발표자에게 아무런 사례도 하지 못했다, 발표할 책과 참고서적을 사고, 요약을 해서 PPT를 고생스럽게 만들어서 오는데 연구원으로서는 여간 미안한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현대화섬 손상모 회장이 2013년부터 매년 700만 원을 쾌척해 줌으로써 독서회 운영이 원활하게 되었다. 그의 부인인 이경순 박사는 독서회의 열성 멤버이다.

 

다양한 시각에서 중국을 보는 ‘차이나포럼’

URI 차이나포럼은 TBC 대구방송의 보도이사였던 이승익 박사가 주축이 돼 2016년 3월에 출발하였다. 첫 해엔 의욕이 넘쳐 매월 첫째와 셋째 화요일에 두 번씩 개최하여 그 해에 17회를 기록하였다. 2017년부터는 셋째 화요일에만 열기로 해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년 11회를 개최하여 총 50회의 포럼을 마치고, 2020년을 맞았다. ‘중국 철학사상’,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구상과 실제’, ‘중국 공산당의 권력구조’, ‘중국인의 비즈니스 정신?유가와 도가를 중심으로’, ‘중국과 한비자’ 등을 주제로 다양한 시각으로 중국 사회를 관찰 분석하고 있다.
중국과 관련이 있는 회사를 찾아가서 세미나를 열기도 하는데, 그간 아진산업(주), ㈜엔도비전, 중국은행 대구지점, 서창전기통신(주), 대구텍을 방문하였다. 포럼은 대구 남구문화원, 계명대학교 공자아카데미와 공동주최하는 경우가 많았다. 모이는 날에는 참석자들이 대부분 저녁 식대를 자부담하는 것이 특이하다. 차이나 포럼은 연구원에서 가장 늦게 출발한 조직이지만,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포럼’이나 ‘동아시아 포럼’을 더 만들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정체성의 탐색이 필요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자생적인 순수 민간학술단체가 한 세대를 숨차게 달려왔다. 수많은 성취와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기여가 있었다고 자부하고 싶다. 앞과 뒤, 왼쪽과 오른 쪽에서 음양으로 보살펴주신 모든 분 들 덕분이다. 그동안 연구원을 이끌어 온 이사장, 원장, 사무국장(사무처장) 모두는 그 분들의 은혜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환경에 우리 연구원이 어떻게 대처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살펴서 새로운 30년의 첫 걸음을 내딛어야 할 것 같다. 연구원의 새로운 정체성(正體性)을 탐색하고 제2의 창원(創院)을 도모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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