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I 30년을 되돌아 보다[2]

[산학칼럼] 202006월호(통권 350호)
최용호
경북대 명예교수ㆍ본원 초대 원장

2000년대(2000~2009년)

 

이사장과 원장의 몇 차례 교체

URI는 새 천년이 시작된 2000년부터 10년간 꾸준히 발전하면서도 몇 차례 성장통을 겪었다. 계명대학교 최만기 교수가 2000년 2월에 4대 원장으로 취임하여 2006년 2월까지 중임을 하였다. 10주년 기념사업을 마무리 지으면서 『산학경영기술연구원의 21세기 비전』을 만들어 연구원의 웅비를 위해 몸부림을 많이 쳤다. 2002년 8월 광주에 URI와 비슷한 성격의 한국산학협동연구원(KIURI) 발족에 일조를 했으며, 이것을 계기로 영호남 연구원간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 뒤를 이어 경북대학교 금속공학과 정인상 교수가 6대 원장을 맡아 경북대학교 산학협력중심 사업단과의 협력, 연구원의 산업기술분야 활동 강화에 힘썼다. 그는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2007년 11월에 사임을 하였다(왜?).

이어서 한국외국어대학교 정남진 겸임교수가 2008년 5월 7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서울에 집이 있었기 때문에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연구원 활성화를 위해 열성을 보였다. 그는 전임 원장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다가, 2009년 3월 8대 원장에 취임한 뒤 1년만인 2010년 2월 대구대학교 한성덕 교수에게 바통 터치를 했다.

한편 이사장직에는 1993년 2월부터 장기 봉사를 했던 오순택 2~5대 이사장이 2003년 3월 물러나고. 국민대학교 정성진 총장이 6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향토 출신이자, 정남진 겸임교수의 형님으로 후배들의 간곡한 청을 뿌리치지 못해 그 자리를 맡아 주신 것이다. 그는 2004년 8월 부패방지위원회 위원장직을 수임했기 때문에 1년 5개월 만에 부득이 사임하였다.

이어서 2005년 1월 포항제철 회장과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역임한 김만제 낙동경제포럼 이사장이 7대 이사장에 취임하여 8대 이사장까지 맡아주었다. 취임 즉시 15인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연구원의 쇄신방향과 운영비 조달계획을 세우고,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이희범 산업자원부장관을 발표자로 초청하는 등 연구원 활성화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2008년 5월에 사임하였다.

그 뒤인 9대 이사장직을 필자가 맡아서 2015년 2월까지 7년 동안 봉직하게 되었다. 산업계에서 당연히 맡아야 할 이사장직을 필자가 맡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당시 연구원의 어려운 사정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세미나와 산업시찰은 중단 없이 진행

URI의 2000년대 활동은 기본적으로 1990년대의 활동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활동을 추가 보완하였다. 세미나 사업은 2000년 1월 117차에서 2009년 12월 230차까지 114회 실시되었으며, 여러 형태의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다른 유관기관과의 합동으로 추진한 기획 행사가 많았다. 주제는 1990년대와 궤를 같이하면서도 정보화와 ICT, 혁신 클러스터와 벤처기업, 지식경영 분야가 추가되었다.

전경련과 공동 주최한 지역발전 포럼은 제3회는 2000년 5월 서정욱 과학기술부장관을 기조강연자로 한, 대규모의 행사였다. 제4회는 2002년 6월에 “한국경제 및 지역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그 이후는 지역 간의 형평성 문제로 중단되었음은 앞에서 잠시 언급하였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2002년 11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해마다 “대구 경북 지역발전 세미나”를 공동으로 주최하여 지역경제의 현안과제들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었다. 그리고 중앙은행 총재를 초청하여 지역의 경제계 인사들에게 금융통화정책 방향과 기업의 대응전략 등을 설명해주도록 하였다. 김명호 총재는 연구원의 창립초기인 1993년 11월에 특별강연을 하였으며, 전철환 총재는 1998년 10월, 박 승 총재는 2002년 10월, 이성태 부총재는 2003년 12월 월례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아주었다.

우리나라 지방은행의 맏형인 대구은행은 개원 초부터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2006년 5월부터는 지역 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구CEO 포럼”을 연 2~3회 공동으로 주최해주어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펀 (fun)경영의 세계적 대가인 진 수 테리여사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초청할 수 있었다. 대구은행의 지원프로그램은 2010년대에도 “산학경영 콘서트”란 이름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 은행의 CEO인 홍희흠 은행장은 1992년 11월, 김극년 은행장은 2002년 1월, 이화언 은행장은 2006년 12월(제200회 세미나)에,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2019년 5월에 주제 발표를 했다.

삼성그룹도 힘을 보태주었다. 2000년 6월 ‘개원 10주년 기념 세미나’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지털시대의 산학협동”이라는 주제발표를 맡아주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삼성그룹 계열사 산업시찰 및 세미나를 열어주었다. 그리고 2000년대가 끝나는 2009년 마지막 달 230차 세미나에 이윤우 부회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2000년대에 개최된 114회의 세미나 중 산업시찰을 겸한 것은 모두 15회였다. 주로 대구를 벗어난 지역을 찾았다. 삼성전자, 삼한(예천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벽돌공장),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LG필립스 LCD 파주공장, SK 울산공장, POSTECH과 POSCO, 포항 가속기연구소, 한국조폐공사, 월성원자력과 현대중공업, 광주과학기술원 등이었다. 해외세미나로는 2002년 7월에 텐진(天津)과 베이징(北京)에서, 2005년 7월에 다렌(大連)과 옌지(延吉)에서 경제개발구를 찾아 산업시찰 겸 “기업경영의 국제화 전략”에 관한 세미나를 갖는 한편, 백두산 산행도 겸했다.

 

섬유산업 및 지역개발 관련 연구 수주 많아

연구 조사사업은 이 기간 중에도 섬유산업관련 용역과 지자체의 장기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지역 섬유업계와는 “섬유업계 CEO 포럼”의 공동개최(2004. 2) 등으로 관계가 매우 밀접해졌다. 2000년대에 대구지역 섬유업체 전수조사’, ‘대구경북지역 화섬직물 불황극복방안’,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의 신성장 전략’, ‘대구 염색산업공단의 조직 진단’ 등 10여건의 연구용역을 수주하였다.

지역개발관련 용역으로는 「지역혁신시스템(RIS) 구축방안」 을 비롯하여, 의성군 · 고령군 · 청도군 · 성주군 · 달서구의 장기발전계획의 수립 내지 보완관계 용역이 중심이 되었다. 이밖에 「지역은행의 역할에 관한 연구」도 하였으며, 「경북 체신청의 경영진단」과 「대구 시설관리공단의 경영전략 수립 및 인사조직 진단」 등 컨설팅 사업도 다수 이루어졌다. 2000년대에 연구원이 수탁한 연구용역 건수는 모두 57건이었는데, 2004년이 10건으로 제일 많았다.

그 외 수탁사업으로는 대구경북지역 혁신연구회의 워크샵 개최 및 운영사업 (2004~2006), 광역경제권 정책자문단 운영사업(2009), 경북 녹색성장 분야별 세부추진시책 개발사업(2009) 등이 있었다.

URI는 이와 같이 창립 이후 20년간 지역기업의 미시적 수요와 지방자치단체의 거시적 요구에 응하여 경영컨설팅, 주요 전략산업의 육성방향, 종합개발계획의 수립과 시책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공공기관으로부터 보조금 한 푼 받지 않고 순수 민간의 힘으로 이 정도의 성괴를 낸데 대하여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00년대의 연구총서의 발간은 『대구경북 2011 뉴 비전』, 『산업클러스터와 지역금융』을 제외하면, 다소 부진한 편이었다.

 

산학리뷰와 URI산악회

산학리뷰는 10년 동안에 118회(통권 105호에서 223호까지)를 발행했는데, 경비절감을 위해 2004년 9월호부터 웹진으로 발간 형태를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물론 웹진으로 바꾸기 전까지는 매호 각계의 광고 협찬으로 경비를 다소 충당했으나 그것만으로는 태부족이었다.

매월 둘째 토요일에 산행을 하는 2토회는 2006년 6월에 “우리 산악회”로 명칭을 바꾸었고, 2010년 9월에는 ‘우리’ 다음에 URI를 넣어 “우리(URI)산악회”로 개명을 했다. 10년 동안에  107회(104차 ~ 210차) 산행을 했는데, 영호남 교류 산행 때는 버스 1대 이상이 동원되었다. 때로는 스킨다이빙을 배우러 구룡포를 찾기도 하고, 고령군청을 찾아 군정 현황을 듣거나, 백두산을 등반하는 등 특별 2토회도 몇 차례 가졌다.

그리고 2009년 10월에  처음 시작한 지구인(智求人)독서회는 가장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다. 독서회에 대해서는 2010년대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예정이다.

 

URI와 KIURI 중심의 활발한 영호남 교류

2000년대 연구원 활동 중 특기할만한 것은 URI와 비슷한 목적과 비전을 가진 광주의 KIURI와 협력교류를 본격화시켰다는 점이다. KIURI의 박성수 초대 원장은 항상 대구의 URI를 벤치마킹해 설립했다고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었다. 그의 제안으로 영호남 산학협동 행사를 정례적으로 갖기로 하고, 2004년 11월에 제1회 영호남 교류 산행을 지리산 대원사에서 가졌다. 2005년 11월에도 지리산(성삼재 피아골)에서 만났다. 2006년과 2007년은 봄과 가을 두 차례씩 공동 산행을 했다.

2008년부터는 년 1회 봄에만 산행을 하고, 가을에는 대구와 광주를 오가며 교류 세미나를 갖기로 했다. 2009년 5월에는 URI산악회 제200차 기념 및 제8차 영호남 교류 산행은 철쭉이 붉게 타는 합천 황매산에서 가졌다.

세미나와 산업시찰을 겸한 1박 2일의 교류행사는 2008년 가을부터 시작됐는데, 주관은 두 연구원이 각기 해당 지역에서 번갈아 맡았다. 세미나 다음날에는 인접한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와 명소를 방문하여 상대방 지역의 역사와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달빛동맹이라는 말이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양 지역의 산학협동 기관은 상호이해와 교류 협력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양 연구원의 임원들이 매년 6월을 전후하여 필드에서 만나 정보를 교환하면서 우의를 다지고 있다. 홀수 해에는 호남에서, 짝수 해는 영남에서 열린다.

 

“자랑스러운 대경인상” 대상 수상

URI는 창립 후 10년 동안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을 인정받아, 2000년 5월에 중소기업 우수지원단체로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어서 2001년 12월 TBC 문화재단의 “제3회 자랑스러운 대경인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연구원 명칭은 ‘산학경영기술연구원’이 너무 길다고 해서 2005년 6월 개원 15주년을 맞아 창립 당시의 이름인 ‘산학연구원’으로 되돌려 놓았다. 회원의 수는 2000년의 495명에서 2009년에는 349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것은 2004년에 3년 이상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거나 출석이 저조한 회원들을 대거 정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구회원 수는 다소 증가했으나, 대부분 개인회원들이었다.

재정 상태는 2000년대 초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가용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아 적자가 해마다 쌓이기 시작했고, 기금을 전용해 간신히 살림을 꾸려갔다. 궁여지책으로 사무국 직원을 줄이기도 했고, 2008년에는 “URI활성화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많은 논의를 했다.

 

소년기 연구원의 성장통

URI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00년대에도 영호남 교류행사 정례화, 지구인 독서회 시작, MOU를 통한 유관기관과의 연대 강화 등 괄목할만한 양적 성장은 이룩하였다. 그러나 이사장과 원장을 비롯한 지휘부의 빈번한 교체, 계속된 적자운영, 회원 수 감소, 2008년 국제금융위기와 지역경제여건의 어려움 등으로 심각한 성장통을 겪었다. 특히 이사장과 원장을 모시는 일이 어려웠다. 무보수에 무한 봉사가 요구되는 자리인지라 현역이신 분들은 개인적 희생을 감내할 각오가 있어야 했다. 지역의 자생적인 민간연구단체가 겪어야하는 한계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돌아보면 2000년대에 남는 아쉬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1990년대 말부터 연구원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 구상했던 ‘산학협동 저널’발간 계획은 구상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2003년 5월에 계획했던 ‘매경-URI-POSCO 지역혁신 프로젝트’구상도 페이퍼 워크로 끝났다. 그리고 지역의 원로기업인에 대한 연구, “지역기업가 연구 시리즈”도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밖에도 이사회 때 마다 논의했던 회원 확충과 젊은 피 수혈은 구두선이 되어버렸다. 재정기반의 확충을 위한 노력도 큰 결실을 얻지 못했다. 길게 보면 이런 것들이 모두 소년기 연구원의 성장통(成長痛)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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