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권귀자본주의(權貴資本主義)와 형식적 법치주의

[대덕단상] 202005월호(통권 349호)
박병구
심천대학 당대중국정치연구소 객좌교수

중국 권귀자본주의(權貴資本主義)의 형성

중국에서 권력의 매력은 무엇인가? 중국에서 권력자들은 기관과 조직을 통해서 부를 축적할 수 있다. 중국 청년들이 기를 쓰고 공직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중국만큼 자리가 부(富)를 보장해주는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권귀자본주의(權貴資本主義)는 정치권력과 기업자본이 결합되어 권력과 직위를 이용해 자본을 축적하는 천민자본주의의 한 유형이다. 중국의 권귀자본주의 현상은 고위층과 지방 관리에게 널리 퍼져 있다. 권귀자본주의의 형성은 호강(豪强)세력 발호와 상관성이 있다. 중국 공산당 혁명가의 후손들은 권력을 승계하고,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비선조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 세력을 칭하여 호강세력이라 부른다.

이런 세습 권력집단과 권귀자본주의의 결합이 중국 공산당 부패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신중국 성립 후, 중국 국유기업의 실질적 주인은 군부 세력이다. 중국 공산당은 국유기업을 통제하고 국유재산을 불하받은 국유기업은 중국 공산당의 재산이며 인민의 재산이 아니다. 국유기업의 독과점이 부패의 원인이 되고, 일면 중국의 시장경제는 국유기업에 의존해 발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국유기업 주도의 경제 구조가 중국 부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 투쟁과 부패 문제가 대단히 복잡하다. 권력이 통치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결과 피통치자와의 균형관계를 상실할 때 부패가 발생한다. 중국 공산당은 당내 민주화의 일환으로 당내 파벌을 인정하고 그 파벌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처럼 공산당 일당 내부기율이 행정법규보다 우위에 있고 인치가 법치에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권귀자본주의의 싹이 자란다. 실례로, 장쩌민(江澤民)파는 철로부(鐵路部)를 장악하고 있다.

철로부(鐵路部)는 장쩌민파의 대본영(大本營)이고, 일반적인 사법기구가 아닌 독자적인 법원과 감찰기구를 보유하고 있어 독립 왕국과 같은 지위를 누렸다. 2013년 국무원 기구 개혁 방안으로 철로부를 두 가지 영역으로 분사하여 국가철로국과 중국철로총공사로 나뉘었다. 중국에서 공직자 부패가 심화된 이유는 관료가 직위를 이용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실행하면서 시장은 사회 불공정을 양산하고 공공이익을 침해하였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부패에 대해 인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부패는 어느 정도 묵인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가 발달한 연해 지역과 상대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내륙의 관리 부패 정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상해(上海) 등 경제가 발전한 연해 지역보다, 흑룡강(黑龍江) 성 관리들의 부패 정도가 훨씬 심하다. 실제로, 산서(山西) 성 석탄 광산의 안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산서 성 광산업자와 중앙의 이익 관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국에서 경제가 발전한 지역의 관리가 더 부패했다는 가설은 잘못된 것이다.

 

중국의 형식적 법치주의

중국 연구의 중요한 가설 중 하나는 중국은 인치(人治)국가이며 법치(法治)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치(人治)는 지도자 개인의 인격과 능력·명령에 복종하는 것이고, 법치(法治)는 헌법과 법률에 입각해 국가를 운영하며 법질서에 복종하는 것이다. 법치주의는 헌법이 부여한 직위에 복종하며 인간의 인격에 복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법치 역시 인간의 의지와 능력에 의존한다. 법치의 최고 수준인 헌법으로써 국가를 통치하는 헌정(憲政)이 법치국가 실현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중국 공산당의 내부기율 기구는 중앙기율위원회이다. 중국에는 국법과 공산당 내부기율의 쌍규(雙規)가 존재하고, 중국 공산당의 내부기율이 국법보다 우선하며, 국가 법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행위에 대해 내부기율로 처벌한다.

지방 관리의 부패 사건에 대해서도 내부기율로 다스린다. 중국 공산당도 일종의 조직기구이고 국가도 조직이나, 양자는 성격이 다른 개념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당과 국가를 일체화시키는 당국(黨國)체제이다. 중국 공산당이 곧 국가이므로 반공산당은 반국가 행위에 해당된다. 중국 인민은 중국 공산당을 비판할 수는 있으나 퇴진을 요구할 수는 없다. 중국 공산당은 민중의 불만을 통제할 수 있으면 계속 통제하고, 통제 불능 사태에 직면하면 비로소 교섭을 진행한다. 중국 공산당의 정보 차단과 정보 미공개는 부패를 더욱 조장하고 있다. 법치국가는 법으로써 당원의 부패를 처벌하고, 당원의 부패 문제가 정치의제가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독립된 사법부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법치주의가 아직 정착되지 못한 국가이므로, 당기율위원회가 당원을 통제한다. 중국은 상급자가 하급자를 감시하는 구조이나,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제3의 기구가 아닌 조직 내부에서 관리·감독을 행하기 때문에 효율이 낮다. 장쩌민(江澤民)은 “당 간부가 기득이익집단이 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에 대해 많은 관원들이 반대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법제화되질 않았다. 이익집단은 배타적이며, 선진국일수록 이익집단의 이익은 분화되고 있다.

중국 부패의 원인은 경제 발전 중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인가 아니면 체제의 문제인가? 시진핑(習近平)이 중국이 직면한 부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무원·전국인민대표와 학자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구하고 있는데, 과연 이들의 의견이 부패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 중국은 공산당 독재체제 하에서 직언을 할 수 있는 구조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개인적 카리스마와 지도력으로는 부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또 중앙기율위원회가 부패 공직자를 얼마나 많이 잡아들이든 양(量)으로도 부패를 해결할 수 없다.

중국 공산당은 기층으로부터의 불만을 접수하고 개선함으로써 체질을 개선하고 있으나, 외부 충격으로부터의 학습을 통한 수동적 개혁을 실행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부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권세를 누린 것은 경제 발전과 사회 진보가 반드시 비례적인 관계가 아님을 입증한다. 현재 중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앙의 근원은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에 있다.




사업자등록번호: 502-82-12124 | 법인등록번호: 174121-0000568 | Tel: 053-959-2861~2 | Fax: 053-959-2860
법인계좌번호: 대구은행 018-04-304943-001(예금주-산학연구원) | E-mail: uri@uri.or.kr | A
Copyright(c) 2004 University-Industry Research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