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전력전송, 장거리도 가능해진다?

[경영기술정보] 202008월호(통권 352호)
김준래
The Science Times 객원기자

무선 전력전송(wireless power transfer) 기술의 현주소는 스마트폰 정도 크기의 단말기를 충전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전송거리가 조금만 벌어져도 전력 전송률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다른 분야로의 확대 가능성은 요원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분야 역시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혁신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장거리 무선 전력전송이나 의료기에 대한 무선 전력전송이 가능해지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총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가지 방식으로 구별되는 무선 전력전송 기술 원리

무선 전력전송 기술이 최근 들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에 탄생한 오래된 기술이다. 특히 전기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는 지난 1906년에 무선 전력전송 기술의 원리를 처음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무선 전력전송 기술의 원리는 크게 3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가까운 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기유도 방식’과 수 m에서 수십 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기공명 방식’, 그리고 수백 m 떨어진 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파 방식’ 등이다.

자기유도(inductive charging) 방식은 1990년 대부터 2010년 대 사이에 본격적으로 개발된 무선 충전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전송거리가 기껏해야 5㎝ 미만으로 매우 짧고, 단말기가 정확한 위치에 놓여야만 충전이 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자기공명(magnetic resonance) 방식은 이 같은 자기유도 방식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코일 사이의 자기공명현상으로 인해 생성되는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술로서, 1m 이상의 거리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와이파이(Wi-Fi)처럼 전력이 전송되는 범위 안에만 있으면 단말기가 어떤 위치에 있던지 입체적 충전을 할 수 있어 차세대 무선 충전 방식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로파(microwave radio) 방식은 수백 m에 달하는 먼 거리를 전기선 없이도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이다. 아직은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로서, 특히 전송 과정 중에 전자파 인체 안전 규정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자기유도 방식의 대표적 전력전송 사례로는 최근 들어 프리미엄 가전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덕션(induction)을 꼽을 수 있다. 인덕션은 가스레인지의 3~4배 빠른 속도로 식품을 가열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인덕션의 특징으로는 불꽃이나 열을 가하지 않고도 조리기구와 식품을 가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스레인지에 비해 산소 소모가 없고, 조리 시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자기공명 방식의 전력전송 사례로는 색다른 휴대폰 충전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이 충전 시스템은 위치나 방향에 상관없이 충전할 수 있는 컵홀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컵(E-Cup)’이라는 이름의 이 충전 시스템은 지름인 약 10㎝ 크기인 컵 모양으로서, 단말기 여러 개를 넣어두기만 해도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어떤 방향으로 놓아도 충전 효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자기유도 방식의 휴대폰 충전 시스템이 제자리에 둬야만 하고, 한 개 씩만 충전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자기유도 방식과 자기공명 방식이 주로 생활에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자동차에 사용하는 전력전송 방식이라면, 마이크로파 방식은 산업시설이나 나아가 항공 우주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크로파 방식을 이용한 무선 전력전송 사례는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연구결과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마이크로파를 이용하여 고출력 무선 전력전송 시스템을 개발한 후 시범 테스트까지 완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초광대역 임펄스 기반 실시간 위치 인식용 핵심 기술 및 핵심 부품인 SoC(system on chip)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초광대역 주파수를 갖는 무선 신호를 이용하여 수십 cm 이하의 정확성을 갖는 실시간 위치인식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의료기 분야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무선 전력전송 기술

무선 전력전송 기술은 ICT나 가전 분야를 넘어 의료기 분야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부정맥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심박조율기(pacemaker)를 들 수 있다.

심박조율기는 심장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감지하여 정상 수치보다 맥박이 느릴 경우에는 전기 자극을 심장에 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전기 자극을 받은 심장은 수축과 이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맥박도 다시 빨라지게 된다.
문제는 심박조율기의 크기가 제법 커서 심장에 직접 삽입하거나 장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는 배터리를 포함한 심박조율기 본체를 피부밑에 삽입한 후 여기서 전기선을 심장까지 연결해 맥박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기적으로 배터리 및 조율기를 교체하기 위한 시술을 해야만 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미 라이스대와 텍사스심장연구소(IHS)가 공동으로 개발한 심박조율기는 무선전력전송을 기술을 통해 전기를 제공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전력을 무선으로 공급할 수 있는 휴대용 배터리와 전송 장치를 만들어, 맥박이 떨어지게 되면 8~10Ghz 주파수에 맞춰 전력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출처> the Science Times,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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