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건강코너

대체의학의 한계는 시스템이다

[자연건강코너] 200808월호(통권 208호)
황왕호
(주)POSITIVE NETWORKS 대표이사

  최근에 리더십 강의를 듣다가 귀를 쫑긋 세우게 했다.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수입이 없는 사람이야말로 육체에 의존해야 살 수 있는 노동자이다.

  이 말은 일반적인 노동자의 개념을 좀 더 현실적으로 절박하게 표현한 것인데 몇일 동안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림잡아 추렴해 봐도 이런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대략 80%는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심각한 일이다. 의료정책은 가장 기본적인 삶을 보장할 방도로 만들어져야 하며, 경제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시켜야 하는 것이다.

  일단 병이 생기면 노동자이든 자본가이든 육체적 고통만이 아니라 경제적 고통이 수반된다. 그리고 자본가의 경우에는 본인만이 아니라 회사의 직원들에게도 엄청나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발병 이후의 치료보다 예방 시스템이 더욱 간절히 요구됨을 알 수 있다. 불행하게도 기존의 의료보험이나 주류의학에서는 예방차원의 질병관리는 매우 미흡해 보인다. 오히려 주류의학계는 지속적인 병원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간단한 처방으로 완치할 수 있는 병을 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것은 병원이나 의사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주류의학 시스템 전반을 불신하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불신과 지나친 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틈타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최근까지 비약적인 성장을 하였다. 최근에는 대기업 계열사나 제약회사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메이저로 군림하기 시작하였다. 제약회사는 기존 주류의학계뿐만이 아니라 대체 의료 시장까지도 장악을 시도하는 것이다.


  대체(대안)의학계는 여전히 시스템적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으며, 주류의학계로 부터 비난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학적 검증과 치료의 효과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이비 의료행위라며 배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류의학계가 주장하는 과학적 시스템이 질병을 분석하고 대상화하여 수술과 약물치료 분야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질병의 원인분석과 심인성 질환 분야에서는 아직 근본적인 접근조차 못하는 반면에, 자연과 사람의 유기적 연관성과 사람 내면에서 질병의 원인과 근원적인 치료방법을 구하는 대안의학에서는 현실적 효과가 입증되어 왔다.

  양쪽의 주장이 이토록 철저히 적대적인 데는 그 뿌리가 매우 깊고 오래된 철학적 입장의 차이에 기인하다. 약 400여 년 전까지는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세속을 초월하는 용어들로 설명되었다. 삶을 구성하는 모든 현상이 신의 의지나 악마의 저주에 의한 것으로 규정되었다. 이러한 중세의 세계관은 15세기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성직자들의 부도덕성과 사회지도층의 부패에 대한 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침내 반란이 승리하면서 온 세상이 의문에 휩싸였다. 우주의 본성과 인류의 목적에 대한 분명한 합의가 붕괴된 것이다.

  1600년대에 들어서면서 천문현상에 대한 과학적 입증이 이루어지면서,      인류는 신이 창조한 우주의 중심이라는 지위를 잃고 새로운 정의를 내릴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이런 자각과 더불어 현대사회가 시작된다. 민주주의와 과학적 세계관으로 대표되는 이 시기에 인류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은 진리의 범주에서 제외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종교는 역사발전에 큰 오류를 범하면서 설자리를 잃게 되었고, 인간과 신의 관계도 무시되면서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형성된 증명할 수 없었던 연결고리(신 - 자연 - 생물 - 인간)는 완전한 해체를 맞이한다. 여기서 중요한 관점은 주도권을 둘러싼 헤게모니를 장악한 집단이 해석의 잣대를 제도화 시키면서 시스템으로 정착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주류에 속한 집단이 멸망한 것은 아니다. 그들도 꾸준히 문제제기를 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원래의 세계관을 복원할 준비를 해왔다는 것이다. 세상에 내놓을 만한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면서 과학적 시스템으로 증명하는 작업도 병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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