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건강코너

만성탈수증 -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의 원인

[자연건강코너] 200903월호(통권 215호)
신승열
제일한의원 원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찾아와 “7년간 헬스클럽을 다니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건만 불룩한 배는 들어갈 줄 모른다”고 하소연 했다. 진단 결과 ‘대사증후군’이었다.

비만은 단독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또래 동무들과 같이 다닌다. 이들의 활동범위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대사증후군’이라는 이름까지 하사했다. 대사증후군의 대장격인 비만을 제대로 다루어내면 당뇨, 고혈압, 심장병, 고지혈증도 도매금으로 처분이 가능하다.

대사증후군은 만성탈수증에서 온다.
우리 몸은 75%가 물이다. 혈액의 85%가량이 물로 되어있다. 물은 식물이나 동물에게 생명이다. 물의 흐름이 좋으면 그 안의 내용물들은 활력이 넘쳐난다.
인체 내 물 돌림이 나빠서 배수와 입수가 잘 안되면 세포들에게 물 공급이 실시간으로 제 때 이루어지지 않아 시들어버린다.
그래서 옆에 지방이 있어도 물이 없으면 분해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이 만성적으로 일어날 때 지속적인 탈수가 유발된다.

하루에 2L의 물을 마셔대도 물 펌프가 시원찮으면 물이 잘 돌지 않는다.
우리의 몸에는 필터가 4개나 있다. 폐는 가래를 뽑아내고 이산화탄소를 뿜어낸다. 간은 음식물에 섞여 들어오는 중금속과 각종 유해물질을 걸러낸다. 신장은 대사과정에서 발생한 노폐물을 걸러낸다. 비장은 림프에 섞여있는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필터는 운명적으로 그 속성상 언젠가는 자신이 걸러내는 물질에 의해서 막힌다. 필터의 성능이 좋으면 젊은 사람이고 성능이 나쁘면 늙은이다. 필터의 성능이 저하되면 물이 잘 돌지 않는다.

필터가 물 펌프 역할을 겸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조한 펌핑으로 초래된 만성탈수증에 내키지 않는 물을 억지로 마시면 부종이 일어나면서 물 돌림이 더욱 나빠진다. 그래서 물을 많이 마신다고 탈수가 해소되진 않는다.

체내 미생물의 생존 환경이 좋고 체액과 쉽게 동화될 수 있는 양질의 음식물을 섭취해야 그 성능이 유지된다. 특히 감기를 잘 치러내고 나면 필터의 성능이 크게 개선된다.

비만을 비롯한 당뇨, 고혈압, 심장병은 모두 만성적 탈수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몸이 붓는다. 입술이 마른다. 심하면 목안이 마른다. 눈물이 나고 피부가 건조하다. 소변의 횟수가 잦고 변비가 생긴다. 만성적인 두통, 어깨 결림, 우울증 등등 이 모두가 만성탈수 증후군이다.

각종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 관절염 뿐 아니라 감기를 제외한 모든 병, 즉 잡병은 모두 만성탈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살이 빠지기는 커녕 점점 더 찐다. 왜? 이유가 뭘까?

가짜식욕과 진짜식욕은 구분된다.
시장이 반찬이다. 음식을 생각하니 입안에 단침이 돌고 밥 냄새가 구수하면서 기분 좋게 배가 고프다. 밥이 입안에 들어오자 말자 달삭하다. 밥이 달고 나물도 달고 물도 달다. 이것이 시장기이다. 진짜식욕이다. 입안에 단침이 돈다는 것은 필터의 성능이 좋아 물 돌림이 아주 양호하다는 증거다.
 
허기증인 가짜식욕은 어떤 것일까? 가짜 식욕의 정체는 만성탈수증이다. 배가 고프다 싶으면 갑자기 속이 텅빈듯하며 힘이 쑥 빠진다. 심하면 손이 떨리고 어지럽다. 밥이 늦으면 짜증이 난다. 허겁지겁 먹어보지만 생각만큼 맛이 없다.

금방 배가 불러오는데 속은 허전하다. 그래서 밥은 싫고 면이나 빵이나 과일을 끝없이 먹어보지만 배는 부른데 허전함이 아직 남아있다. 잔뜩 먹고 나니 이제는 숨도 차고 잠이 온다. 나른한 것이 만사가 귀찮다. 

가짜식욕은 식욕인 것 같으면서 사실은 식욕이 아니라 기운이 없는 것이다. 기운이 없는 것을 배가 고픈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먹어도 허전하고 배부른 대도 먹고 싶고. 괜히 냉장고 문을 열어보고 싶다. 이 경우에 먹은 음식은 거의 지방으로 축적된다. 아무리 적게 먹어도 먹은 만큼 지방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으로 유입되는 혈액량이 반으로 줄어든다. 그래서 간이 힘을 못 쓰면 기운이 떨어지는데 이것이 배가고픈 것처럼 느껴진다. 속이 허전한 것이 뭔가 먹어야만 될 것 같은 현상이 가짜식욕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가짜식욕을 일으킨다.

“난 고기를 좋아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고기를 실컷 먹어 주지 않으면 허기가 와서 기운이 쏙 빠지고 어지럽고 손이 떨려요. 그래서 꼭 고기를 먹어줘야 되요.” 중독이다. 마약하는 사람이 늘어져 있다가 마약하면 힘이 솟는다. 그러나 그건 한 순간이다.

커피와 같은 카페인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결국 악순환이 계속된다. 육식을 즐겨먹는 사람에게는 예외 없이 가짜식욕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식사량이 늘어난다. 하루 종일 입이 심심하다. 하루 종일 몸이 무겁다.

혈중에 포도당이 넘쳐나게 되면 혈액이 뻑뻑해서 심장이 심하게 위협받게 된다. 그래서 혈당을 내리려고 췌장에서 인슐린이 쫒아 나와 혈중 포도당을 근육으로 보내고 남는 것은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시킨다. 그런 포도당이 인해전술로 계속 들어오게 되면 췌장은 인슐린을 최대한 뿜어내는데도 혈중에는 인슐린과 포도당이 넘쳐나고 뒤섞여서 혼전상태가 된다.

이 경우를 언뜻 보면 마치 포도당이 인슐린의 말을 잘 안 듣고 저항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시중에서는 이를 인슐린저항성증후군 이라고 얘기들 하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췌장이 퍼지겠죠. 그러면 당뇨병이 됩니다.

원래 우리의 몸은 저장지방을 실시간으로 자유자재로 분해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만성적 탈수로 인하여 이 기능이 작동되지 않으면 지방분해가 일어나지 않는다. 공복에 힘이 떨어질 때 지방을 분해해야 힘이 생기는데 지방분해가 안되면 기운이 없다. 기가 허하다. 그래서 허기가 온다. 이 허기가 가짜식욕이다.

그래서 비만의 원인은 만성탈수증인 가짜식욕이다. 진짜식욕일 때는 몸이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용처가 있어 먹어도 소모되어 저장이 되지 않지만. 가짜식욕일  때는 경우가 다르다.

몸 안에 저장지방이 창고에 꽉 차고 그것도 모자라 복도에 까지 쌓아놓고 있는데, 정작 에너지가 필요한 시점에 세포내에 물이 없어 가수분해를 못해 지방을 분해하지 못하니 쓸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부동산은 수십억이 되는데 주머니에 버스비나 택시비가 없는 꼴이다.

만성탈수증을 해소하면 잡병이 사라지고 그 결과 지방분해기능이 회복되어 살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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