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무엇이든 많이 먹는 먹방 스타, 나도 될 수 있을까?!

[짧은상식긴여운] 202011월호(통권 355호)
김청한
과학칼럼니스트

K 팝, K 드라마, K 무비 등 전 세계적으로 한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Mukbang]이라는 단어로 자리 잡은 [먹방]이다.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산더미처럼 쌓인 음식을 쉴 새 없이 먹어 치운다. 그 신기한 장면에 너도나도 몰려들면서 이제 먹방은 하나의 유행이 된 지 오래다.
사실 이런 [많이, 빨리 먹기]는 사실 꽤 오래된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다.
수많은 먹기 대회에 참여하는 [푸드 파이터]들의 치열한 경쟁은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돼 왔다.

그렇다면 사람은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폭식 능력(?)도 훈련을 통해 증가할 수 있을까.
이렇게 푸드 파이터에 대한 참신한 연구가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이언스 얼러트, 뉴욕 타임즈 등 외신들이 주목한 이 연구의 주인공은 미국의 생리학자 제임스 스몰리가 박사.
작년 네이선스 핫도그 먹기 대회를 보던 그는 인간의 폭식 한계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됐다. 현재 이 부문 신기록은 10분에 75개다.

스몰리가 박사는 이를 위해 지난 39년 간의 핫도그 먹기 대회 기록을 분석했다. 그리고 운동능력 한계치를 분석하는 수학적 방정식에 따라 그 한계를 추정한 결과 흥미로운 여러 사실들이 드러났다.

[10분에 핫도그 약 83개]
연구 결과 인간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음식의 무게는 1분당 832그램으로 나타났다.
대회용 핫도그의 무게가 100그램임을 감안하면, 10분에 83.2개까지 섭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핫도그 빨리 먹기 기록이 급격하게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체계적인 훈련법이 자리 잡으면서 선수들의 음식 섭취 능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실제 초창기 대회와 현재를 비교한 결과 약 700%의 기록 향상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육상 등 일반적인 스포츠에서의 기록 향상이 약 40% 정도라는 것을 감안할 때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다른 운동에 비해서, 폭식 훈련은 그 효율이 월등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스몰리가 박사는 이에 대해 “육식동물들의 유용한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냥 확률은 떨어지고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야생 생활에서 최대한 빠르고 많이 섭취하는 것은 생존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실제 인간의 한계 섭취량(1분=832g)은 1분당 798g를 섭취하는 회색곰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결국 인간의 섭취 능력은 생각보다 뛰어나고, 훈련 효율마저 상당히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폭식이 우리 몸에 주는 효과는 매우 부정적이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소화계에 큰 무리를 끼칠 수밖에 없다.
설사 타고난 장기가 매우 튼튼해 잘 버틴다 하더라도, 어느새 핫도그와 같은 두툼한 살이 벨트처럼 허리를 감싸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니 먹방에 대한 미련은 접어두고, 우리는 그저 즐기는 것이 어떨까.
아무리 효율이 좋다지만 세상에는 굳이 시도하지 않아도 될 일이 있는 법이다.
 
<출처> KISTI의 과학향기 에피소드, 2020.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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