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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제397호_눈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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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72회 작성일 24-06-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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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시조 시인, 평론가    이송희



  당신의 계절은 으슬으슬 추웠어

  어떤 말도 하지 못한 눈발이 퍼부은 날, 빈속을 헤집고 다닌 해고 문자 알림 소리
  밤새도록 휘날린 한기에 떨었지 문밖에 선 채로 눈사람이 되었다가 눈 밖으로
  밀려날까 얼음이 되었다가 입 안에 머금은 채 울먹울먹 삼킨 말들 가루가 된 시간들을 탈탈 털어 마셨어
  아이는 집안에서 홀로 울고 있었어 기한을 훌쩍 넘긴 독촉장을 모아놓고 물끄러미 바라보다 털어 넣는 알약들,
  흘러내린 슬픔마저 얼어붙은 밤이 가고

  허공에 흩날린 꿈도 다 사라진 겨울



약력  이송희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했으며,  열린시학  등에 글을 쓰며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대명사들,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외 4권, 평론집  유목의 서사 외 4권, 연구서 및 그 외 저서로
현대시와 인지시학  외 1권 등이 있다. 제20회 고산문학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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