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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제392호 균형발전 위한 지역금융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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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86회 작성일 23-12-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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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경북대학교 교수 영남일보 12월 6일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다양한 형태의 국가균형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지역 발전을 꾀하여 왔다. 특히 지역발전을 위해 10년 단위의 국토종합계획을 1972년부터 수립했으며,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서는 20년 단위 계획으로 수정돼 국토 및 국가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균형발전이란 개념으로 지역발전을 적극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부터다. 2003년 4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해 본격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시도하게 된다. 또한 행정중심복합도시 및 혁신도시 건설을 통해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을 시도해 지방분권화와 지역개발을 촉진하고자 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주도의 이러한 국가균형정책 외에도 지역의 금융산업에 대한 관심과 노력도 필요하다. 지역금융은 지역 경제여건에 기반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예를 들어 지역 금융기관들은 시중은행에 비해 지역의 기업·가계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축적돼 있어서 지역 금융시장에 나타나는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또한 지역 금융기관들은 소기업·소상공인·서민 등 금융 취약계층에 대해 신용을 제공하는 금융 포용성(financial inclusion)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역 금융기관들은 여러 가지 부분에서 경쟁력이 미약한 편이다. 2023년 6월 말 현재 6개 지방은행의 총자산은 약 289조5천896억원으로, 6개 시중은행 총자산(약 2천437조3천2억 원)의 11.9%에 불과하다. 지방은행의 자본금 및 자기자본 등도 시중은행의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전문화 및 효율화를 꾀하기가 어려워 지방은행들은 전산 시스템 개발,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 등에 불리한 입장이었다.

또한 특정 지역을 모태로 하고 있음에도 지방은행들의 해당 지역에서의 여수신 점유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2023년 3월 말 현재 지방은행들의 해당 지역 거점 내 여신 점유율은 모두 30%를 하회하고 있었으며,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을 제외하고 거점 내 수신 점유율도 모두 30%를 하회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해당 거점지역의 자치단체 및 지역대학 등의 주거래은행 지위도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혁신도시법에 따라 이전한 혁신도시 공공기관들도 주거래은행으로 해당 지역의 지방은행 대신 시중은행을 선택하고 있다. 대구·경북 혁신도시 22개 공공기관과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나주 빛가람혁신도시) 16개 공공기관도 모두 시중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고 있다.

지방은행은 작은 규모와 불합리한 관행으로 인해 자금조달 경쟁력이 열악하고 지역 중소기업 대출 위주의 영업으로 인해 금리 및 평판도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리한 여건에서도 지방은행은 지방 내 재투자, 소상공인 지원, 지역환원사업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으므로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은행연합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지방은행 이용을 제도화하기 위해 공공기관 평가 때 해당 지방은행 이용 실적을 평가지표로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나라 지방은 저출생·고령화로 위기에 빠져 있다. 이러한 인구사회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방 금융기관들의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이 상생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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