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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나, 대구 문화의 새로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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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6회 작성일 21-02-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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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익
대구문화재단 대표


대구문화재단은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기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달 하순부터 '2020 문화기부 챌린지'를 펼치고 있다. '소통과 참여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문화 플랫폼'이라는 재단의 새로운 비전을 내재화하고, 문화예술 후원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문화기부 챌린지에는 사전에 동참 의사를 밝힌 '보통 시민' 20명이 임의로 정한 순서대로 하루 한 명씩 100만원 이상 기부금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굳이 보통 시민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기부 챌린지 참여자들이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개 외식이나 유통 분야 소상공인이고, 더러 개인사업자도 참여하지만 들어서 금세 이름을 알 만한 사업체는 없다고 해도 그르지 않다. 대구예총 회장이 가장 먼저 동참해 준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예술인을 돕겠다며 동참한 현역 예술인과 시민운동가도 있다.

더구나 기부자 가운에 일부는 자신이 챌린지에 동참한 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자신이 속해 있는 동호회나 직능단체를 소개해 추가 기부를 이끌어준 사례도 있다. 물론 내년에도 다시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한 분 또한 적지 않다. 이러다 보니 문화재단이 문화기부 챌린지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되기도 전에 이미 3천만원 가까운 순수 기부금을 모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기부에 동참해 준 분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이 모든 게 구한말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답게, 경제 상황이 어려워도 나눔 열기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뜨거웠던 대구만의 공동체 의식이 작동한 덕분이 아닌가 여겨진다. 실례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액을 집계했더니 85억원으로 코로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고, 오히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신규 가입자는 20명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많다고 하지 않는가.

대구문화재단은 이번 성과에 큰 힘을 얻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문화기부 저변을 넓혀 나가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단 임직원들로 꾸린 '문화기부 태스크포스'를 내년 초에 예술계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구 문화기부 운영위원회'(가칭)로 확대 개편해 문화기부 확산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올해 기부 참여자들이 주변의 다른 후원자를 추천하도록 하는 챌린지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기부 방법을 더 세분화해서 누구나 쉽게 이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 달에 1004원을 자동이체하는 '천사의 힘', 한 달에 1만원을 기부하는 '만원의 동행' 등 기부 방식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중이다.

문화재단이 존재하는 이유는 지역 내 문화예술 창작 기반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누릴 기회를 확대해 주는 데 있다. 2009년에 설립돼 11년간 성장해 온 대구문화재단이 문화기부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문화 분권 시대에 걸맞은 차별화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서이다. 문화기부는 예술인들에게 창작 기회를 넓혀주어 시민들에게 더 풍부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선순환 촉매제이다. 세계 곳곳에서 문화 메세나 활동이 활발한 것도 문화예술 기부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문화기부 운동에 시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기대한다.

*본 글은 저자의 매일신문 2020년 12월 16일자 에 실린 기고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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